[마켓PRO] "5월까진 불안과 희망사이 심리게임 펼쳐질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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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리더의 시각
우현철 플레인바닐라투자자문 이사 전일(현지시간 3월 27일) 실리콘밸리은행이 퍼스트 시티즌뱅크로 인수되는 것이 발표되며, 미국내 지역은행발 이벤트는 일단 한숨 돌리는 모습입니다. 3월 8일 대규모 손실발생과 신주발행 공시가 무산되고, 3월 9일 주식거래정지에서 3월 27일 매각발표까지, 채 한달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그 배경에는 미국 정부와 연준의 강력한 정상화 의지가 있었습니다. 이벤트가 발생한 은행에 대한 예금인출 동결, 유동성지원과 대출에 대한 손실조건부 매각 풀패키지까지, 의회비준을 필요로 하는 조치 외에 가능한 방법을 빠르고 확실하게 지원하는 모양새입니다.
그 배경에는 실리콘밸리은행이 보유한 자산의 건전성이 2008년 금융위기때와는 차원이 다르게 우수하다는데 있고, 또 하나는 정부와 연준이 미적대다 시장 전체로 리스크가 번지게 할 수는 없다는 의지가 강했기 때문입니다. 이 후 크레딧스위스 이벤트 역시 UBS에 인수가 발표되며, 은행발 이벤트는 빠르게 마무리되는 분위기입니다.
시장에서는 일련의 사건에 대해서 ‘금융위기의 징조이다’, ‘이번에는 리먼때와는 다르다’며 의견이 갈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금리인상으로 인하여 약한고리가 터지는 현상’이라는 점에 대해서는 대부분 동의하고 있습니다. 5%까지 높아진 기준금리와 장단기물이 역전된 스프레드가 상당기간 지속되면서 발생한 불균형이라는 것입니다. 단기로 빌려 장기로 운용하는 은행의 취약점에, 공포로 인한 뱅크런이 겹치며 나타난 현상이라는 의견입니다.
정책 금리는 결과일까? 원인일까?
1995년 이후 미국은 3차례 금리인상과 3차례 금리인하기를 겪고, 현재는 코로나19 이후 4번째 금리인상기에 있습니다. 연준은 경기에 앞서 금리를 올리기도, 주식시장에 뒤처지게 금리를 내리기도 하면서, 금융시스템과 물가안정에 초점을 맞추어 금리정책을 펼치고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금리정책은 2005년말 닷컴버블, 2008년 9월 서브프라임 사태에 대한 원인 혹은 결과로 작동하게 됩니다.
90년대 후반부터 발생한 동아시아발 금융위기, 98년 러시아 모라토리움, 99년 브라질 외환위기가연달아 발생한데 이어, 일본과 유럽의 저성장 일로로 접어듭니다. 반면, 미국경제는 홀로 강세를 나타면서 미국내부 자금은 물론 글로벌 자금이 주식시장으로 몰립니다. 1995년부터 2000년까지 성장성이 높은 미국 IT 섹터를 필두로 경이로운 주가 상승을 기록합니다.
하지만, 물가상승과 자산가격이 지나치게 가파르게 상승세를 보이자, 2000년 5월 연준이 이를 제어하는 차원에서 발빠른 금리인상은 단행합니다. 1999년 하반기 4.75%였던 기준금리는 2005년 5월 6.5%로 인상하는데, 마지막 5월에는 0.5%p 빅스텝을 밟으며 긴축을 마무리합니다. 2000년 3월 5,000포인트를 넘었던 나스닥 지수는 이 후 고점대비 약 70% 가까이 하락하며, 그로부터 15년이 지난 2015년에 이르러서야 다시 해당지점을 넘어설 수 있었습니다. 닷컴버블 붕괴의 원인과 시점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기는 하지만, 일반적으로 미국으로 집중된 자금이 만든 버블이 금리인상으로 인하여 터진 것으로 평가합니다. 네덜란드 튤립 이야기처럼, 금리와 펀더멘털간 균형을 깨달은 시장이 어느 순간 정신을 차리며 페어벨류로 돌아가는 현상을 겪은 것이라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닷컴 버블이 터지면서 자산가격이 빠르게 하락하고 실물경기 역시 빠르게 식어간다고 판단한 연준은 이번에는 반대로 금리인하 속도를 높이는 결정을 합니다. 훗날 와서 평가하는 내용이기는 하지만, 인상속도보다 빨랐던 금리인하속도와 폭은 또 다른 버블인 서브프라임 사태의 밑거름이 됩니다.
2002년 1월부터 2년여간 1.5%에 맞추어진 정책금리는 실물자산인 부동산시장으로 돈이 몰리는 현상을 만듭니다. 한 편, 은행과 금융기관에서는 낮아진 국채금리로 수익을 내기 어려운 구조가 됩니다. 부동산에 대한 수요와 금융기관의 운용수익률이 만나는 지점이 바로 모기지론 이였습니다. 저신용자라도 부동산 매입과 투자를 위한 담보대출을 일으킬 수 있었고, 금융기관은 이러한 담보대출을 모아 다시 여러가지 신용등급의 MBS파생상품을 만들어냅니다. 이 후 해당 증권을 매매하면서 대출과 운용 모두에서 수익을 얻는 투자은행들의 수익을 높이게 됩니다. 이런 투자은행 중에 리먼브라더스가 있었습니다.
2008년 9월 15일 리먼의 파산이 본격적인 주가 폭락의 트리거가 되었지만, 이미 2007년 1월부터 서브프라임 자산(모기지론 파생상품 중 저신용 MBS이르는 단어)에 대한 논란은 시작되고 있었습니다. 저금리 시절에는 문제가 되지 않았지만, 2004년 6월 1.0%였던 기준금리가 2007년 9월에 5.25%까지 높아지면서 실물자산 가격에 경고등이 들어옵니다. 고금리로 부동산시장이 얼어붙자 해당자산을 기초로한 대출 역시 위험해지고, 한번 부실해진 대출자산은 연쇄적으로 파생상품의 가격을 무너뜨립니다. 결국 저금리는 재료일 뿐 배경에는, 부실자산을 기초로한 파생상품이 가능한 시스템이 근본적인 원인이기는 합니다. 이 당시 금리와 주가는 리먼사태가 발생하기 이전부터 하락하고 있었습니다. 2007년 9월부터 5.25%에서 인하하기 시작한 기준금리는 리먼사태가 발생하기 전달인 2008년 2.0%까지, 동기간 S&P500 지수는 1,527p에서 1,267p까지 하락합니다. 이 후 2008년 11월 20일 저점인 752p에 이를때까지, 부실자산 처리방안에 대한 과정이 길어지며 2달여간의 폭락을 보냅니다. 현재의 버블은 어디일까?
닷컴버블과 서브프라임사태를 돌이켜 보면, 과도하게 상승했던 자산에서 금리상승으로 약한고리가 발견되며 붕괴가 진행된 것으로 생각됩니다. 당시에는 미처 발견하고 있지 못하고 있던 취약점이, 금리가 상승하면서 발견되면서 버블이 터지는 결과로 이어졌습니다.
코로나19 이전과 이후의 버블은 어디에 있었을까요? 필자의 개인적인 견해이기는 하지만, 가상화폐시장과 유니콘기업 자금조달시장이 아닐까 합니다. 비트코인을 필두로 여러가지 코인이 상장되고, 기존의 화폐시스템을 대체할 새로운 개념이라는 생각이 퍼지면서 수천%의 수익을 기록합니다. 한 편, 2000년대 초반만 해도 벤쳐기업이라고 불리던 신생기업은 이제, 유니콘기업이라는 이름을 달고 PDR(PER에 빗댄 Dream 배수)로 평가한다는 이야기도 있었습니다.
이런 분위기는 작년 연준의 금리인상이 시작되면서 급격히 바뀝니다. 6만달러를 넘던 비트코인 시세는 연준의 QT시작과 함께 유동성이 급격히 떨어지는 모습입니다. 금리인상을 시작하기 이전부터 여러 유사코인과 거래소 부도 등으로 이슈를 만들던 가상화폐는, 작년 3월 연준의 QT프로그램 가동발표와 함께 속락하며 2021년 7월 고점 대비 현재는 40%이상 하락해 있습니다. 벤처기업이 자금을 조달하던 비상장 시장 역시 작년 금리인상과 함께 급격하게 신규자금 모집에 어려움을 겪는 것이 목격됩니다.
이러한 유동성 증발 이벤트로 암호화화폐은행 실버게이트가 파산이 발생했고 시장에는 디폴트 공포로 이어집니다. 유니콘 기업들의 신규자금 유치가 어려워진데 이어, 보유하고 있던 현금의 인출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공포는 실리콘밸리은행의 예금인출사태로 이어졌다는 생각입니다. 결국, 버블이 발생했던 시장에서 약한 고리가 깨지는 현상이 발생한 것이고, 이런 현상이 실물로 번지지 않도록 연준의 조치가 있었다는 생각입니다.
아직은 알 수 없다
작년 3월부터 진행된 금리인상 속도는, 그 어느때보다 빠르게 이루어지고 있고, 이는 코로나19로 인하여 빠르게 올라간 물가를 잡기위한 수순으로 이해됩니다. 심리 지표들은 불안하지만 실물경제는 고용을 비롯한 소비지표가 아직은 완연한 침체를 이야기하기에는 시기상조입니다. 기업이익 전망이 줄어들고 있지만, 큰 폭 하락이기 보다는 아직까지는 합리적인 수준에서의 조정입니다. 대기업에서의 구조 조정된 인력은 일손이 아직도 부족한 중소기업에서 흡수하고 있고, 가계와 개인의 지출은 불안 불안하지만 크게 감소하지 않는 모습입니다.
다만, 시장의 심리와 모멘텀은 바람에 날리는 연처럼 변덕스럽습니다. 실리콘밸리은행 사태가 발생하기전 까지만 해도, 연초이후 반등에 환호하며 경기에 대해서 ‘경착륙’이 아닌 ‘No착륙’을 논하기도 하였습니다. 불과 2분기 전만해도 경기침체를 우려하며 S&P500이 3,600pt수준까지 하락했음을 기억합니다.
실물경기가 실제로 살아날지 아니면 침체로 접어들지는 올 4~5월의 수치들이 확인되어야 방향이 가늠될 것입니다. 그때도 여전히 견조한 고용과 소비, 줄어들지 않는 가계저축과 기업이익 등이 확인되어야 합니다. 그 전까지는 여전히 불안과 희망 사이에서 심리게임이 계속될 것입니다.
자본시장에 종사하는 필자로서는 2017년 3월부터 베이비스텝을 밟고, 코로나19 직전까지 완만한 QT를 진행하면서 시장을 이끌었던 연준의 지혜가 금번 시장에도 작용하기를 바랍니다.
마켓리더의 시각
우현철 플레인바닐라투자자문 이사 전일(현지시간 3월 27일) 실리콘밸리은행이 퍼스트 시티즌뱅크로 인수되는 것이 발표되며, 미국내 지역은행발 이벤트는 일단 한숨 돌리는 모습입니다. 3월 8일 대규모 손실발생과 신주발행 공시가 무산되고, 3월 9일 주식거래정지에서 3월 27일 매각발표까지, 채 한달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그 배경에는 미국 정부와 연준의 강력한 정상화 의지가 있었습니다. 이벤트가 발생한 은행에 대한 예금인출 동결, 유동성지원과 대출에 대한 손실조건부 매각 풀패키지까지, 의회비준을 필요로 하는 조치 외에 가능한 방법을 빠르고 확실하게 지원하는 모양새입니다.
그 배경에는 실리콘밸리은행이 보유한 자산의 건전성이 2008년 금융위기때와는 차원이 다르게 우수하다는데 있고, 또 하나는 정부와 연준이 미적대다 시장 전체로 리스크가 번지게 할 수는 없다는 의지가 강했기 때문입니다. 이 후 크레딧스위스 이벤트 역시 UBS에 인수가 발표되며, 은행발 이벤트는 빠르게 마무리되는 분위기입니다.
시장에서는 일련의 사건에 대해서 ‘금융위기의 징조이다’, ‘이번에는 리먼때와는 다르다’며 의견이 갈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금리인상으로 인하여 약한고리가 터지는 현상’이라는 점에 대해서는 대부분 동의하고 있습니다. 5%까지 높아진 기준금리와 장단기물이 역전된 스프레드가 상당기간 지속되면서 발생한 불균형이라는 것입니다. 단기로 빌려 장기로 운용하는 은행의 취약점에, 공포로 인한 뱅크런이 겹치며 나타난 현상이라는 의견입니다.
정책 금리는 결과일까? 원인일까?
1995년 이후 미국은 3차례 금리인상과 3차례 금리인하기를 겪고, 현재는 코로나19 이후 4번째 금리인상기에 있습니다. 연준은 경기에 앞서 금리를 올리기도, 주식시장에 뒤처지게 금리를 내리기도 하면서, 금융시스템과 물가안정에 초점을 맞추어 금리정책을 펼치고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금리정책은 2005년말 닷컴버블, 2008년 9월 서브프라임 사태에 대한 원인 혹은 결과로 작동하게 됩니다.
90년대 후반부터 발생한 동아시아발 금융위기, 98년 러시아 모라토리움, 99년 브라질 외환위기가연달아 발생한데 이어, 일본과 유럽의 저성장 일로로 접어듭니다. 반면, 미국경제는 홀로 강세를 나타면서 미국내부 자금은 물론 글로벌 자금이 주식시장으로 몰립니다. 1995년부터 2000년까지 성장성이 높은 미국 IT 섹터를 필두로 경이로운 주가 상승을 기록합니다.
하지만, 물가상승과 자산가격이 지나치게 가파르게 상승세를 보이자, 2000년 5월 연준이 이를 제어하는 차원에서 발빠른 금리인상은 단행합니다. 1999년 하반기 4.75%였던 기준금리는 2005년 5월 6.5%로 인상하는데, 마지막 5월에는 0.5%p 빅스텝을 밟으며 긴축을 마무리합니다. 2000년 3월 5,000포인트를 넘었던 나스닥 지수는 이 후 고점대비 약 70% 가까이 하락하며, 그로부터 15년이 지난 2015년에 이르러서야 다시 해당지점을 넘어설 수 있었습니다. 닷컴버블 붕괴의 원인과 시점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기는 하지만, 일반적으로 미국으로 집중된 자금이 만든 버블이 금리인상으로 인하여 터진 것으로 평가합니다. 네덜란드 튤립 이야기처럼, 금리와 펀더멘털간 균형을 깨달은 시장이 어느 순간 정신을 차리며 페어벨류로 돌아가는 현상을 겪은 것이라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닷컴 버블이 터지면서 자산가격이 빠르게 하락하고 실물경기 역시 빠르게 식어간다고 판단한 연준은 이번에는 반대로 금리인하 속도를 높이는 결정을 합니다. 훗날 와서 평가하는 내용이기는 하지만, 인상속도보다 빨랐던 금리인하속도와 폭은 또 다른 버블인 서브프라임 사태의 밑거름이 됩니다.
2002년 1월부터 2년여간 1.5%에 맞추어진 정책금리는 실물자산인 부동산시장으로 돈이 몰리는 현상을 만듭니다. 한 편, 은행과 금융기관에서는 낮아진 국채금리로 수익을 내기 어려운 구조가 됩니다. 부동산에 대한 수요와 금융기관의 운용수익률이 만나는 지점이 바로 모기지론 이였습니다. 저신용자라도 부동산 매입과 투자를 위한 담보대출을 일으킬 수 있었고, 금융기관은 이러한 담보대출을 모아 다시 여러가지 신용등급의 MBS파생상품을 만들어냅니다. 이 후 해당 증권을 매매하면서 대출과 운용 모두에서 수익을 얻는 투자은행들의 수익을 높이게 됩니다. 이런 투자은행 중에 리먼브라더스가 있었습니다.
2008년 9월 15일 리먼의 파산이 본격적인 주가 폭락의 트리거가 되었지만, 이미 2007년 1월부터 서브프라임 자산(모기지론 파생상품 중 저신용 MBS이르는 단어)에 대한 논란은 시작되고 있었습니다. 저금리 시절에는 문제가 되지 않았지만, 2004년 6월 1.0%였던 기준금리가 2007년 9월에 5.25%까지 높아지면서 실물자산 가격에 경고등이 들어옵니다. 고금리로 부동산시장이 얼어붙자 해당자산을 기초로한 대출 역시 위험해지고, 한번 부실해진 대출자산은 연쇄적으로 파생상품의 가격을 무너뜨립니다. 결국 저금리는 재료일 뿐 배경에는, 부실자산을 기초로한 파생상품이 가능한 시스템이 근본적인 원인이기는 합니다. 이 당시 금리와 주가는 리먼사태가 발생하기 이전부터 하락하고 있었습니다. 2007년 9월부터 5.25%에서 인하하기 시작한 기준금리는 리먼사태가 발생하기 전달인 2008년 2.0%까지, 동기간 S&P500 지수는 1,527p에서 1,267p까지 하락합니다. 이 후 2008년 11월 20일 저점인 752p에 이를때까지, 부실자산 처리방안에 대한 과정이 길어지며 2달여간의 폭락을 보냅니다. 현재의 버블은 어디일까?
닷컴버블과 서브프라임사태를 돌이켜 보면, 과도하게 상승했던 자산에서 금리상승으로 약한고리가 발견되며 붕괴가 진행된 것으로 생각됩니다. 당시에는 미처 발견하고 있지 못하고 있던 취약점이, 금리가 상승하면서 발견되면서 버블이 터지는 결과로 이어졌습니다.
코로나19 이전과 이후의 버블은 어디에 있었을까요? 필자의 개인적인 견해이기는 하지만, 가상화폐시장과 유니콘기업 자금조달시장이 아닐까 합니다. 비트코인을 필두로 여러가지 코인이 상장되고, 기존의 화폐시스템을 대체할 새로운 개념이라는 생각이 퍼지면서 수천%의 수익을 기록합니다. 한 편, 2000년대 초반만 해도 벤쳐기업이라고 불리던 신생기업은 이제, 유니콘기업이라는 이름을 달고 PDR(PER에 빗댄 Dream 배수)로 평가한다는 이야기도 있었습니다.
이런 분위기는 작년 연준의 금리인상이 시작되면서 급격히 바뀝니다. 6만달러를 넘던 비트코인 시세는 연준의 QT시작과 함께 유동성이 급격히 떨어지는 모습입니다. 금리인상을 시작하기 이전부터 여러 유사코인과 거래소 부도 등으로 이슈를 만들던 가상화폐는, 작년 3월 연준의 QT프로그램 가동발표와 함께 속락하며 2021년 7월 고점 대비 현재는 40%이상 하락해 있습니다. 벤처기업이 자금을 조달하던 비상장 시장 역시 작년 금리인상과 함께 급격하게 신규자금 모집에 어려움을 겪는 것이 목격됩니다.
이러한 유동성 증발 이벤트로 암호화화폐은행 실버게이트가 파산이 발생했고 시장에는 디폴트 공포로 이어집니다. 유니콘 기업들의 신규자금 유치가 어려워진데 이어, 보유하고 있던 현금의 인출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공포는 실리콘밸리은행의 예금인출사태로 이어졌다는 생각입니다. 결국, 버블이 발생했던 시장에서 약한 고리가 깨지는 현상이 발생한 것이고, 이런 현상이 실물로 번지지 않도록 연준의 조치가 있었다는 생각입니다.
아직은 알 수 없다
작년 3월부터 진행된 금리인상 속도는, 그 어느때보다 빠르게 이루어지고 있고, 이는 코로나19로 인하여 빠르게 올라간 물가를 잡기위한 수순으로 이해됩니다. 심리 지표들은 불안하지만 실물경제는 고용을 비롯한 소비지표가 아직은 완연한 침체를 이야기하기에는 시기상조입니다. 기업이익 전망이 줄어들고 있지만, 큰 폭 하락이기 보다는 아직까지는 합리적인 수준에서의 조정입니다. 대기업에서의 구조 조정된 인력은 일손이 아직도 부족한 중소기업에서 흡수하고 있고, 가계와 개인의 지출은 불안 불안하지만 크게 감소하지 않는 모습입니다.
다만, 시장의 심리와 모멘텀은 바람에 날리는 연처럼 변덕스럽습니다. 실리콘밸리은행 사태가 발생하기전 까지만 해도, 연초이후 반등에 환호하며 경기에 대해서 ‘경착륙’이 아닌 ‘No착륙’을 논하기도 하였습니다. 불과 2분기 전만해도 경기침체를 우려하며 S&P500이 3,600pt수준까지 하락했음을 기억합니다.
실물경기가 실제로 살아날지 아니면 침체로 접어들지는 올 4~5월의 수치들이 확인되어야 방향이 가늠될 것입니다. 그때도 여전히 견조한 고용과 소비, 줄어들지 않는 가계저축과 기업이익 등이 확인되어야 합니다. 그 전까지는 여전히 불안과 희망 사이에서 심리게임이 계속될 것입니다.
자본시장에 종사하는 필자로서는 2017년 3월부터 베이비스텝을 밟고, 코로나19 직전까지 완만한 QT를 진행하면서 시장을 이끌었던 연준의 지혜가 금번 시장에도 작용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