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인권단체로부터 피소 당한 조너선 제이컵 메이어르. /사진=연합뉴스
네덜란드 인권단체로부터 피소 당한 조너선 제이컵 메이어르. /사진=연합뉴스
지속적인 정자 기증으로 550명의 자녀를 둔 것으로 알려진 네덜란드 남성이 현지 인권단체로부터 피소됐다. '근친상간 위험을 높인다'는 이유에서다.

27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정자 기증으로 태어난 아동의 인권을 위해 설립된 네덜란드 단체 '도너카인드 재단(Donorkind Foundation)'이 최근 조너선 제이컵 메이어르(41)를 상대로 정자 기증을 중단할 것을 청구하는 민사소송을 제기했다고 보도했다.

단체는 불임 클리닉 등에 이미 저장된 그의 정자를 폐기 처분할 것도 함께 요구했다.

보도에 따르면 메이어르는 2007년부터 네덜란드는 물론 덴마크, 우크라이나 등 다수의 유럽 국가를 돌아다니면서 여러 불임 클리닉과 각종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정자를 기증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도너카인드 재단 측은 "지금까지 그의 정자로 태어난 아이가 최소 550명"이라고 집계했다.

네덜란드는 근친상간 위험 등을 고려해 남성 1명이 정자를 기증할 수 있는 여성의 수를 12명으로 제한하고, 남성 1명이 정자 기증으로 아이 25명 이상을 낳는 것도 금지한다.

이와 관련 2017년 네덜란드 산부인과 의사 협회(NVOG)는 "메이어르가 네덜란드 내에서만 불임 클리닉 10곳에 정자를 기증해 102명의 친부가 됐다"면서 그를 블랙리스트에 올렸지만 메이어르는 이후에도 정자 기증을 이어 나갔다.

2018년 메이어르의 정자를 기증받아 아이를 낳은 네덜란드 여성은 "메이어르가 이미 아이 100명 이상을 태어나게 했다는 사실을 알았다면 결코 그를 선택하지 않았을 것"이라면서 이번 소송에 참여한 이유를 밝혔다.

티스 판데르메이르 도너카인드 재단 회장은 "정부가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우리가 나서 이 남성에 대해 조처하고 있다. 그는 인터넷을 통해 전 세계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고, 대규모 국제 정자은행과도 거래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