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수봉 한국산업인력공단 이사장(왼쪽 일곱 번째)이 지난 9일 서울 더플라자호텔 루비홀에서 명지대 등 12개 기관과 일학습병행 첨단산업 아카데미 운영 약정을 맺었다. 산업인력공단 제공
어수봉 한국산업인력공단 이사장(왼쪽 일곱 번째)이 지난 9일 서울 더플라자호텔 루비홀에서 명지대 등 12개 기관과 일학습병행 첨단산업 아카데미 운영 약정을 맺었다. 산업인력공단 제공
“일과 학습을 병행한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지만 기업 현장 교사와 학습 근로자가 실무 중심의 논의를 통해 제빵 이론뿐 아니라 현장의 다양한 제품에 배운 것을 적용하며 함께 성장할 수 있어 호응이 매우 높았습니다.”

2014년부터 ‘일학습병행’에 참여하고 있는 로쏘㈜ 성심당 인사담당자의 말이다. 로쏘는 일학습병행을 시작한 뒤 근로자 퇴사율이 크게 떨어졌으며, 일학습병행에 참여하지 않는 일반 근로자들도 스터디그룹을 만들어 자발적으로 이론을 공부하고 실습하는 등 사내 분위기가 변화했다고 말했다.

고용노동부와 한국산업인력공단(이사장 어수봉)은 기업 맞춤형 핵심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일학습병행 사업에 힘을 쏟고 있다.

일학습병행은 기업이 청년을 채용해 이론 교육과 현장 훈련을 동시에 제공하는 제도로, 독일 스위스 등의 ‘일터 기반 학습’을 우리나라에 맞게 설계한 ‘한국형 도제훈련’이다.

산업·기술 변화에 대응하는 혁신적인 능력 개발 프로그램으로 인정받아 2019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발표한 대한민국 정부 혁신사례 10선에 선정되기도 했다.

일학습병행은 2014년부터 지금까지 1만9000여 개 기업에, 13만여 명의 학습 근로자가 참여하고 있다. 기업은 현장에 필요한 인재를 자체 육성하고 근로자는 불필요한 ‘스펙’ 대신 선취업 후 필요한 직무능력을 현장에서 익힐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지난해 한국직업능력연구원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일학습병행에 참여한 사업주의 86.1%가 ‘재참여’를 희망했다. 그 이유로 ‘실무에 적합한 인재를 양성할 수 있다’는 응답이 24.5%, ‘인력 수급에 도움’이 된다는 응답이 21.8%에 달했다.

공단은 지난해 일학습병행을 통해 소프트웨어(SW), 반도체, 로봇 등 19개 종목에 2941명의 근로자를 대상으로 훈련을 지원했다. 이는 지난해 일학습병행 참여해 훈련한 전체 근로자 3만1565명 중 9.3%에 달하는 수치이며, ‘SW 개발’ 종목의 훈련 인원(2207명, 75%)이 가장 많았다.

공단은 최근 SW, 자율주행, 반도체, 바이오 등 첨단산업 분야 전문인력 수요 증가에 대응해 올해부터 ‘일학습병행 첨단산업 아카데미 사업’을 시작했다. 명지대 등 첨단분야 훈련 전문성을 보유한 12개 대학을 선정해 운영 약정을 체결했으며, 총 250명의 학생이 훈련에 참여한다.

어수봉 인력공단 이사장은 “일학습병행은 기업 현장에 필요한 핵심 인재 양성에 최적화된 사업”이라며 “공단은 앞으로도 일학습병행을 통해 사회 환경 변화에 발맞춘 인적자원개발(HRD)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울산=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