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이 29일 오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기 앞서 서울북부지방검찰청 청사로 들어가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이 29일 오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기 앞서 서울북부지방검찰청 청사로 들어가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이 구속은 면했지만, 방통위 업무 차질과 공백에 우려가 나오고 있다.

30일 서울북부지법은 한 위원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하지만 TV조선 재승인 심사 조작 의혹 관련 재판이 지속되면서 방통위를 둘러싼 갈등은 이어지고 있다.

앞서 검찰은 한 위원장에 대해 TV조선 재승인 심사 과정에 부당하게 개입한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창열 영장 전담 부장판사는 "주요 혐의에 대해 다툼의 여지가 있어 현 단계에서의 구속은 피의자의 방어권을 지나치게 제한한다"며 "현재까지 수집된 증거자료의 정도, 수사의 경과 등에 비추어 볼 때 피의자의 자기 방어권 행사 차원을 넘어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기각 이유를 밝혔다.

한 위원장은 "장시간에 걸쳐서 항변을 들어주시고 현명한 판단을 해주신 재판부에 감사드린다"며 "무고함을 소명을 하고 우리 직원들의 억울함을 풀어드리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수속 영장이 기각되면서 한 위원장은 방통위 업무를 지속해서 수행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방통위 국장과 과장 구속이 진행되면서 방통위 내부 분위기는 여전히 뒤숭숭하다.

법정 공방도 이어질 전망이다.

그동안 방통위를 감사해온 감사원은 감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대통령실에 한 위원장 해임을 제청하고, 검찰이 한 위원장을 기소하면 대통령이 직권으로 해임하리란 관측도 있다. 이렇게 되면 한 위원장은 효력 집행정지와 무효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장기간의 법정 공방이 예상되는 시나리오다.

공무원법에는 형사사건으로 기소된 자의 경우 직위 해제를 할 수 있다는 조항이 있다. 이를 준용해서 한 위원장을 직위 해제할 가능성도 있다. 이렇게 된다면 한 위원장은 방통위 소속 공무원으로 남는다.

안형환 방통위 부위원장은 앞서 취재진에 "한 위원장이 TV조선 재승인 심사 조작 의혹과 관련해 기소될 경우 국가공무원법 제73조 3항에 따라 직위 해제가 될 수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 경우에도 한 위원장은 직위해제 효력 집행정지로 법정 다툼을 벌일 수 있다.

어수선한 상황에서 방통위 상임위원들의 임기도 끝나가고 있다.

이날 임기가 끝나는 안 부위원장 후임으로는 더불어민주당이 최민희 전 의원을 추천했다. 그러나 국민의힘 측에서 철회를 요구해 당분간 공석으로 남을 것으로 보인다. 다음 달 5일 임기가 만료되는 김창룡 위원의 경우 대통령 추천 자리라 후임이 바로 임명되리란 관측이다.

김효재(국민의힘)·김현(더불어민주당) 위원의 임기는 오는 8월 23일까지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6기 위원회 출범은 8월 23일에 맞춰질 것이라 예상한다.

차기 방통위원장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지만, 현재로서는 예측이 어려운 상황이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