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보드 '핫 100' 뚫은 피프티 피프티…중소 기획사의 반란 [연계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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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영의 연계소문]
연(예)계 소문과 이슈 집중 분석
피프티 피프티, 빌보드 '핫 100' 진입
중소 기획사 아티스트로는 '최초'
뉴진스보다 빠른 속도에 업계 관심 집중
이지 리스닝·미국 현지 공략 등 통해
연(예)계 소문과 이슈 집중 분석
피프티 피프티, 빌보드 '핫 100' 진입
중소 기획사 아티스트로는 '최초'
뉴진스보다 빠른 속도에 업계 관심 집중
이지 리스닝·미국 현지 공략 등 통해
![그룹 피프티 피프티 /사진=어트랙트 제공](https://img.hankyung.com/photo/202303/01.33009386.1.jpg)
최근 가요계를 뜨겁게 달군 그룹이 있다. 바로 4인조 여자 걸그룹 피프티 피프티(FIFTY FIFTY)다. 지난해 11월 데뷔한 이들이 미국 빌보드 '핫 100'에서 100위를 차지하자 많은 관계자들이 그 배경에 비상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어트랙트라는 이름마저 생소한 회사에서 나온 피프티 피프티가 어떻게 대형 기획사들만의 영광으로 여겨지던 빌보드 '핫 100'에 이름을 올릴 수 있었을까.
하지만 피프티 피프티는 대형 기획사의 물량 공세, 두터운 팬들의 화력 없이도 이번 성과를 내 많은 이들이 더욱 특별하다고 보고 있다. 방탄소년단의 소속사인 하이브의 레이블에서 나온 뉴진스보다도 2개월이나 앞당겨 '핫 100'에 진입했다. 업계에서는 피프티 피프티의 성공 요인을 좋은 음악과 현지 전략 두 가지로 축약하고 있다.
'큐피드(Cupid)'는 미니멀한 디스코 비트와 펑키한 베이스라인 기반의 곡으로 샹송을 연상케 하는 레트로풍 감성의 선율이 인상적이다. 강렬함을 주는 러프한 사운드, 중독성을 자아내기 위한 단순하고 반복적인 후렴구 등 보편화된 K팝 스타일과 달리 '이지 리스닝(easy listening)'이 가능하다. 이는 멜로디를 중시하는 팝 스타일과 맞닿아있다. 그렇게 '듣기 좋은 음악'이라는 평이 나오며 세계 최대 음원 스트리밍 플랫폼 스포티파이에서의 순위 상승도 가능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팝 시장의 분위기를 영리하게 읽었다는 평을 내놨다. 그는 "미국의 중·고등학생, 하이틴층이 특히 좋은 반응을 보였다. 빌보드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둔 인기 팝들이 대부분 숏폼 플랫폼 틱톡에서 많이 활용되고 있는데, '큐피드' 역시 틱톡에서의 파급력이 컸다"고 전했다.
아울러 "'큐피드' 영어 버전을 함께 낸 것도 신의 한 수였다. 해외 팬들 사이에서 음악이 좋아서 들었는데 알고 보니 K팝 그룹이었다는 반응이 나온다. '공장형 제작', '비주얼·퍼포먼스 위주' 등의 이미지로 대표되던 K팝이 음악적으로도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셈"이라고 덧붙였다.
![그룹 피프티 피프티 /사진=어트랙트 제공](https://img.hankyung.com/photo/202303/01.31822793.1.jpg)
억대 비용이 드는 아이돌 제작은 중소 기획사들에겐 회사의 명운이 걸릴 정도로 부담스러운 일이다. 어렵게 투자를 받는다 하더라도 견고해진 대형 엔터 위주의 K팝 시장에서 뚜렷한 성과를 거두지 못해 악순환이 반복되곤 한다. 전 대표 역시 "피프티 피프티 1집 이후 차도 팔고, 밥도 싼 것만 먹으면서 제작비를 충당했다. 녹음도 지인의 녹음실에 가서 했다"며 고충을 토로했다.
하지만 식대·의상비 등을 아끼면서도 포기할 수 없었던 단 한 가지는 음악이었다고 했다. 1집 준비 때만 무려 300곡을 수집해 들어봤다고 한다. 전 대표는 시각적인 요소를 배제하고도 듣기 좋은 음악이 1순위라고 했다. 그는 "팝 같은 이지 리스닝 곡인데 나중에 영상을 보니 퍼포먼스도 좋고, 또 그게 K팝이라면 더없이 매력이 커지는 거다"면서 "피프티 피프티의 목표는 여자 BTS가 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