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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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이 '가스 요금 폭탄'으로 가스 사용 소비량을 조절하겠다는 계획이다.

영국 일간지 텔레그래프는 30일(현지 시각) 정부가 이날 발표할 '넷제로'(Net Zero·탄소중립) 계획에 가스 요금을 대폭 올리는 정책이 포함됐다고 보도했다.

영국 정부는 각 가정이 가스보다는 전기를 사용하도록 유도해 화석연료 사용 종료 시기를 앞당기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이는 탄소중립 정책의 일환이다.

가스는 연소 과정에서 공기 중에 탄소를 배출하는 반면, 전기는 태양열이나 풍력 등 재생 가능한 자원으로 생산할 수 있어 좀 더 친환경적인 에너지 소비를 가능하게 한다.

영국 정부는 전기 요금에 붙던 부담금을 가스 요금에 부과하는 방안도 논의 중이다.

영국은 가정의 전기 요금에 부과하는 부담금으로 풍력 발전과 같은 녹색 에너지 성장을 보조해왔다. 이 때문에 상대적으로 가스 요금보다 전기 요금이 비쌌다. 영국 각 가정의 연간 전기 요금 중 각종 부담금을 합하면 총 131파운드(약 20만 원) 정도인데, 가스 요금에는 연 34파운드(약 5만4000원)의 부담금이 부과됐다.

하지만 보조금 정책이 바뀔 경우 각 가정의 가스 요금은 연간 100파운드(약 16만 원) 가량 증가하고, 전기 요금은 내려가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랜트 섑스 영국 에너지안보부 장관은 전날 "전기 기반 경제로 바꾸려면 부담금 징수를 가스 쪽으로 전환하는 것이 더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 정부는 이러한 정책 전환으로 각 가정이 '이산화탄소 배출의 주범'인 천연가스 보일러를 폐기하고 전기 냉난방 시스템(히트펌프)으로 교체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영국 정부는 2035년까지 새로운 천연가스 보일러 판매를 중단한다는 목표도 세웠지만, 히트펌프 확산 속도가 더디다는 평가를 받았다. 2028년까지 히트펌프를 연간 60만대 설치한다는 계획을 세웠으나, 지난해 설치된 히트펌프는 4만2779개에 그친다.

영국 정부는 히트펌프를 설치하는 가정에 5000파운드를 제공하는 보일러 업그레이드 제도를 운용하고 있지만, 높은 전기 요금과 비싼 설치비 때문에 각 가정이 히트펌프 구매를 주저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에 따라 영국 정부는 이 제도 종료 시기를 2025년 4월에서 2028년으로 연장했다.

하지만 히트펌프 수요를 늘리기에 가스요금 인상이 크게 도움이 되지 않으리라는 분석도 있다. 존 아밋 영국 국가사회기반시설위원회(NIC) 위원장은 "이런 제도로는 히트펌프 수요를 늘리지 못한다"며 "연간 지출에 큰 변화가 있지 않은 한 사람들은 많이 쓰고 검증된 천연가스 보일러를 계속 사용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