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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이슈 POLL

전문가 5명 중 4명, 상승장 유지 '어렵다' 답변
은행권 위기 여전히 진행형…"최악 상황 아직"
"나쁜 소식, 증시에 좋아" 통화정책 변화에 주목한 의견도
[마켓PRO]국내 증시, 은행권 위기 진정에 반등…상승장 유지할 수 있을까?
한경 마켓PRO는 국내 금융투자업계 전문가 5명에게 최근 국내 증시가 상승장을 유지할 수 있을지에 관해 물어봤다. 이 중 4명은 은행권 위기가 여전히 확산하는 등 아직 최악의 상황이 오지 않았다며 상승장 유지를 어렵다고 판단했다. 나머지 1명은 미 중앙은행(Fed)의 통화정책 변화 가능성 등을 주목하며 상승장이 유지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달 들어 코스피지수는 1.67% 상승했으며, 코스닥지수는 7.44% 급등했다. 국내 증시는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등으로 촉발된 은행권 위기로 한때 조정을 받았으나 은행권 사태가 진정 국면에 들어감에 따라 반등에 성공했다.

여기에 미국 중앙은행(Fed)이 최근 고조된 은행권 위기 우려로 예상보다 금리인상 사이클을 빨리 마무리할 수 있다는 신호(정책결정문 내 '지속적인 인상' 문구 삭제 등)를 분명히 한 것도 투자심리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사진=뉴스1
사진=뉴스1
하지만 이번 마켓이슈 POLL에 참여한 전문가 대부분은 국내 증시의 상승장 유지가 어려울 것으로 봤다. 통상 금리가 오르면 실물 경제에 반영되기까지 1년에서 1년6개월이란 시간이 걸린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금리 인상 여파가 올해 본격화될 것으로 본 것이다. 게다가 은행권 위기가 아직 진행형이라는 점에서 불확실성은 여전히 크다고 봤다.

상승장 유지가 어렵다고 판단한 한 정책연구원은 "시장을 짓눌렀던 은행권 위기가 일단 진정됨에 따라 투심이 회복했으나, 언젠가는 다시 시장에서 불거질 문제"라면서 "차라리 큰 조정을 겪더라도 이번 크레디트스위스(CS) 유동성 위기가 봉합되지 않고 시장에 그대로 노출됐다면, 불확실성 해소로 장기적으론 큰 폭의 상승세를 보였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상승장 유지가 힘들다고 판단한 또 다른 전문가는 미 Fed 등의 통화정책 변화 가능성은 반가운 소식이나 현 금리 수준은 여전히 부담스러운 상황이라고 판단했다. 이 애널리스트는 "최근 1년간 가파르게 올린 금리 인상 여파가 올해 본격화될 것"이라며 "만약 금리 인상이 중단되더라도 현 금리 수준은 실물 경제엔 최악의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미 Fed의 피봇(정책전환), 즉 금리 인하가 없을 경우엔 증시가 상승장을 유지하기는 어렵다는 설명이다.

반면 금리 인상 중단만으로도 증시에 호재가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한 펀드매니저는 국내 증시가 한동안 상승장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는 "금리인상 속도를 조절하는 자체가 증시에 호재로 작용할 것인데, 속도 조절 다음에는 금리 인하론에 힘이 실릴 수 있다"면서 "또 시장에서 우려하는 은행권 위기가 시스템 리스크로 확산될 가능성은 매우 적다"고 말했다.

류은혁 한경닷컴 기자 ehry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