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동남아시아 등 제한된 이민자를 두고 일본 대만 등과 경쟁하게 될 것입니다.”(이혜경 배재대 명예교수) “이민 확대가 근본적인 대안이 될 수는 없습니다.”(이성용 한국인구학회장)

"韓, 제한된 이민자 놓고 日·대만과 경쟁할 것"
인구 문제를 연구하는 민간 싱크탱크인 한반도미래인구연구원이 30일 서울 남대문로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연 ‘인구 감소시대 한국의 이민정책: 방향과 쟁점’ 세미나에서는 이민이 인구문제의 대안이 될 수 있을지를 놓고 전문가들의 격론이 벌어졌다.

한국인구학회장과 한국이민학회장을 지낸 이혜경 배재대 명예교수는 주제발표에서 이민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한국은 고용허가제, 다문화 정책 등을 발 빠르게 시도하며 아시아 내에서는 이민정책 선도국가로 자리잡고 있다”며 “우수인재와 돌봄인력 확보, 농촌 등 지역 특화 산업 육성을 위한 이민정책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민 선진국으로는 캐나다의 사례를 제시했다. 캐나다는 세계 최대 이민자 유입국인 미국과 경쟁해야 했기 때문에 지방정부와 중앙정부 간 협업이 잘 이뤄졌다는 것이다. 이 명예교수는 “한국도 지방정부의 전문성을 높여 이 같은 협업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민청 설립 논의에 대해선 “부처별 대상별로 흩어져 있는 정책을 연계하기 위한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고 했다.

이성용 한국인구학회장은 “이민 확대를 통한 해외 노동인구 유입이 고령화로 인한 노동력 부족 문제를 일부 해소할 수 있다”면서도 “2040년 이후엔 생산가능인구를 유지하기 위해 매년 100만 명 이상의 이민자를 받아야 하는 점을 고려하면 지속 가능한 대안은 아니다”고 지적했다. 그의 분석에 따르면 경제활동인구를 2020년 수준으로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연평균 이민자는 2020년 35만7000명에서 2040년 131만 명으로 급증한다. 한국 사회의 수용성을 감안하면 대규모 이민자를 받는 것은 쉽지 않은 만큼 기존 생산가능인구의 생산성 향상을 위한 노력에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