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갑다 세로야"…탈출 소동 엿새 만에 모습 드러낸 얼룩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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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 전부터 방사장 나와…관람객들 "예쁘지만 외로워 보여"
"세로 저기 있다! 세로야~" "쟤가 탈출한 얼룩말 세로지?"
30일 오후 서울 광진구 어린이대공원 동물원 초식동물마을의 '스타'는 단연 세 살배기 그랜트 얼룩말 '세로'였다.
불과 일주일 전 동물원 탈출 소동을 벌였던 세로를 보려는 시민들로 방사장 주변은 시끌벅적했다.
울타리 교체 공사로 초식동물마을 관람로가 막히고 바리케이드까지 설치됐지만 시민들은 멀리에서라도 세로를 보기 위해 건너편 데크에서 목을 길게 빼고 연신 이름을 불러댔다.
자신을 향한 뜨거운 관심에 세로는 크게 개의치 않는 모습이었다.
방사장을 느긋이 거닐다가 가만히 서서 관람객을 멀뚱히 바라보는가 하면 바닥에 몸을 구르기도 했다. 세로는 지난 23일 오후 어린이대공원 동물원에서 우리를 부수고 탈출해 서울 시내를 활보하다 붙잡혀 3시간여만에 돌아왔다.
이후 내실에 머물며 안정을 취한 뒤 29일부터 방사장에 나오기 시작했다.
세로가 탈출하며 부순 나무 울타리 안쪽에는 높이 2m가 넘는 초록색 철제 울타리가 임시로 설치됐다.
조경욱 어린이대공원 동물복지팀장은 "처음 방사장 문을 열었을 때는 새 임시 울타리가 신기했는지 머뭇거렸는데 이내 나와서 여기저기 돌아다녔다"며 "세로는 현재 잘 먹고 있으며, 예전 상태를 거의 회복했다"고 전했다.
도심 차도와 주택가를 뛰어다니며 생경한 풍경을 연출한 얼룩말을 실제로 본 시민들은 저마다 스마트폰을 꺼내 사진과 동영상을 찍기 바빴다.
지인에게 영상 통화를 걸어 "여기 세로 있다"며 소식을 전하는 이도 있었다.
세로가 건강해 보여 다행이라는 반응이 대부분이었다.
광진구에 거주하는 프리랜서 서모(60)씨는 "예전부터 얼룩말을 좋아했는데 뉴스를 보고 아내와 근처에 식사하러 온 김에 한번 보러 왔다"며 "실제로 봐서 참 반갑고 꼬리를 살랑살랑 흔드는 걸 보니 걱정했던 것보다 잘 있구나 싶었다"고 말했다.
대학생 손동주(25)씨는 "세로가 가만히 있는 걸 보니 나갔다 온 걸 반성 중인 것 같다"며 웃었다.
직장인 문초희(27)씨는 "실제로 보니 생각보다 더 예쁘다"며 "앞으로 더 나은 동물원 환경에서 잘 적응해 살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세로가 부모를 연이어 잃고 홀로 지내왔다는 사연이 전해진 터라 안타까움을 드러내는 시민들도 있었다.
광진구 주민 최모(52)씨는 "지난 겨울에 세로를 봤는데 그때 움직임 없이 얌전해서 탈출하리라고는 생각을 못 했다"며 "인간들이야 보면 좋지만 세로는 혼자 좀 외롭지 않을까 싶어 친구든 짝이든 나타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공원 호랑이 한 마리도 계속 하늘만 쳐다보고 있던데 우리에 천장이 없어서 나오지나 않을까 걱정이 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세로 탈출 소동을 계기로 동물원 환경을 되돌아보길 바라는 목소리도 나왔다.
대공원 인근 직장을 다닌다는 최학곤(50)씨는 "얼룩말이 아프리카처럼 넓은 곳을 달리고 싶었을 텐데 차라리 도심이 아닌 아차산 쪽으로 갔으면 더 자유를 누리지 않았을까 싶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 방사장이 세로가 살기에 좁아 보이는데 이번 사건을 계기로 동물원 환경도 좀 개선됐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어린이대공원 측은 탈출 소동 이후 재발 방지를 위해 상반기 예정했던 시설물 개·보수 시기를 앞당겨 울타리 소재를 목재에서 철제로 바꾸고 높이도 더 높이기로 했다.
울타리와 관람 데크 교체 공사는 내달 30일까지 마칠 예정이다.
세로는 내년에 다른 동물원의 또래 암컷을 짝으로 맞아 대공원 동물원에서 함께 살 계획이다. /연합뉴스
30일 오후 서울 광진구 어린이대공원 동물원 초식동물마을의 '스타'는 단연 세 살배기 그랜트 얼룩말 '세로'였다.
불과 일주일 전 동물원 탈출 소동을 벌였던 세로를 보려는 시민들로 방사장 주변은 시끌벅적했다.
울타리 교체 공사로 초식동물마을 관람로가 막히고 바리케이드까지 설치됐지만 시민들은 멀리에서라도 세로를 보기 위해 건너편 데크에서 목을 길게 빼고 연신 이름을 불러댔다.
자신을 향한 뜨거운 관심에 세로는 크게 개의치 않는 모습이었다.
방사장을 느긋이 거닐다가 가만히 서서 관람객을 멀뚱히 바라보는가 하면 바닥에 몸을 구르기도 했다. 세로는 지난 23일 오후 어린이대공원 동물원에서 우리를 부수고 탈출해 서울 시내를 활보하다 붙잡혀 3시간여만에 돌아왔다.
이후 내실에 머물며 안정을 취한 뒤 29일부터 방사장에 나오기 시작했다.
세로가 탈출하며 부순 나무 울타리 안쪽에는 높이 2m가 넘는 초록색 철제 울타리가 임시로 설치됐다.
조경욱 어린이대공원 동물복지팀장은 "처음 방사장 문을 열었을 때는 새 임시 울타리가 신기했는지 머뭇거렸는데 이내 나와서 여기저기 돌아다녔다"며 "세로는 현재 잘 먹고 있으며, 예전 상태를 거의 회복했다"고 전했다.
도심 차도와 주택가를 뛰어다니며 생경한 풍경을 연출한 얼룩말을 실제로 본 시민들은 저마다 스마트폰을 꺼내 사진과 동영상을 찍기 바빴다.
지인에게 영상 통화를 걸어 "여기 세로 있다"며 소식을 전하는 이도 있었다.
세로가 건강해 보여 다행이라는 반응이 대부분이었다.
광진구에 거주하는 프리랜서 서모(60)씨는 "예전부터 얼룩말을 좋아했는데 뉴스를 보고 아내와 근처에 식사하러 온 김에 한번 보러 왔다"며 "실제로 봐서 참 반갑고 꼬리를 살랑살랑 흔드는 걸 보니 걱정했던 것보다 잘 있구나 싶었다"고 말했다.
대학생 손동주(25)씨는 "세로가 가만히 있는 걸 보니 나갔다 온 걸 반성 중인 것 같다"며 웃었다.
직장인 문초희(27)씨는 "실제로 보니 생각보다 더 예쁘다"며 "앞으로 더 나은 동물원 환경에서 잘 적응해 살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세로가 부모를 연이어 잃고 홀로 지내왔다는 사연이 전해진 터라 안타까움을 드러내는 시민들도 있었다.
광진구 주민 최모(52)씨는 "지난 겨울에 세로를 봤는데 그때 움직임 없이 얌전해서 탈출하리라고는 생각을 못 했다"며 "인간들이야 보면 좋지만 세로는 혼자 좀 외롭지 않을까 싶어 친구든 짝이든 나타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공원 호랑이 한 마리도 계속 하늘만 쳐다보고 있던데 우리에 천장이 없어서 나오지나 않을까 걱정이 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세로 탈출 소동을 계기로 동물원 환경을 되돌아보길 바라는 목소리도 나왔다.
대공원 인근 직장을 다닌다는 최학곤(50)씨는 "얼룩말이 아프리카처럼 넓은 곳을 달리고 싶었을 텐데 차라리 도심이 아닌 아차산 쪽으로 갔으면 더 자유를 누리지 않았을까 싶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 방사장이 세로가 살기에 좁아 보이는데 이번 사건을 계기로 동물원 환경도 좀 개선됐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어린이대공원 측은 탈출 소동 이후 재발 방지를 위해 상반기 예정했던 시설물 개·보수 시기를 앞당겨 울타리 소재를 목재에서 철제로 바꾸고 높이도 더 높이기로 했다.
울타리와 관람 데크 교체 공사는 내달 30일까지 마칠 예정이다.
세로는 내년에 다른 동물원의 또래 암컷을 짝으로 맞아 대공원 동물원에서 함께 살 계획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