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부진을 겪는 LG디스플레이의 정호영 사장이 임직원에게 “미래 사업에 대한 준비를 철저하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LG디스플레이는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형성하기 위해 차량용 디스플레이와 스마트 기기에 들어가는 중소형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등 수주형 사업 매출 비중을 2026년께 70%로 높이기로 했다.

정호영 LGD 사장 "미래 사업 준비 철저"
정 사장은 지난달 28일 임직원과 소통하는 타운홀 미팅에서 “현재 경영 상황이 어려운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기존부터 준비한 사업 계획을 차근차근 전개하고 있다”고 밝혔다.

LG디스플레이는 올해 핵심 경영 전략을 ‘수주형 사업 중심의 사업구조 고도화’로 정했다. 수주형 사업은 기업과 일정 물량의 계약을 맺고 공급을 예측할 수 있는 범위에서 투자와 가격 등을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어서다. 정 사장은 이르면 2025년, 늦어도 2026년엔 전체 매출에서 수주형 사업 매출 비중을 70%로 높인다는 계획을 공개했다. 이 회사의 수주형 사업 매출 비중은 2019년 11%에 불과했고 지난해엔 30%, 올해 1분기엔 40%대 초반으로 점차 높아지고 있다. 정 사장은 “향후 수주형 사업 확대를 통해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가장 기대를 거는 분야는 차량용 디스플레이다. 업계는 LG디스플레이의 차량용 디스플레이 매출이 지난해 1조6000억원에서 2025년 3조5000억원으로 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회사 내부에선 차량용 디스플레이 연간 수주 금액이 매년 두 자릿수 증가를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차량용 디스플레이 수주 잔액은 5조원에 육박한다.

중소형 OLED 부문의 수주 확보에도 힘을 쏟는다는 전략이다. LG디스플레이는 2021년부터 경기 파주사업장의 6세대 중소형 OLED 신규 생산라인을 구축하고 있다. 내년 생산라인이 가동되면 파주사업장의 중소형 OLED 생산 능력은 기존 월 3만 장에서 6만 장으로 늘어난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영업손실 2조850억원을 기록한 데 이어 올해도 사정이 나아지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최근 LG전자로부터 1조원을 빌리며 선제적으로 유동성 확보에 나선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LG디스플레이는 이 자금을 대형 OLED 사업과 차량용 OLED 사업 운영에 투입할 예정이다.

배성수/정지은 기자 bae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