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대만은 국가 아니다"…민진당 "대만은 중국 아니다"

지난달 27일부터 중국을 방문 중인 마잉주 전 대만 총통이 '중화민국'을 종종 입에 올리고 있으나, 중국과 대만 모두에서 외면받고 있어 주목된다.

3일 자유시보 등 대만 언론에 따르면 전날 마 전 총통은 후난(湖南)성의 후난대에서 대만과 중국 학생들이 참석한 간담회에서 중화민국을 거론했다.

그는 1997년 개정된 대만 헌법과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관계 규정에 따라 "우리나라의 주권 범위는 대만과 본토 지역으로 구분되며 둘 다 중화민국"이라면서 일체감을 강조했다.

대만 학생 28명과 중국 학생 32명이 참가한 이 자리에서 '하나의 중국'에 대한 자신의 관점을 설명하려는 시도였다고 할 수 있다.

방중 마잉주 '중화민국' 언급에 중국·대만 모두 '거부반응'
마 전 총통은 프랑스와 독일을 예로 들면서 둘은 불화하다가도 친구 관계로 바뀔 수 있는 정도이지만, 인종과 언어가 같은 중국과 대만은 그와는 질적으로 다르다고 강조했다.

지금은 중국과 대만의 제도와 정책이 다를지라도 양측이 진정성 있게 소통하면 프랑스와 독일 관계보다 훨씬 더 가까워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지난 1일 후난성 샹탄시의 조부 묘소를 찾은 자리에서 자신이 살아온 이력을 담은 제문을 읽으며 "민국 97년(2008년)과 101년(2012년) 두차례 중화민국 총통에 당선됐다"며 총통 재임 기간(2008∼2016년)에 양안의 평화와 발전을 적극적으로 추진했다고 언급했다.

또 지난달 28일 대만의 '국부'인 쑨원(孫文·1866∼1925)의 묘를 찾은 자리에서도 중화민국을 입에 올렸다.

그러나 마 전 총통의 이런 중화민국 언급을 중국 당국은 물론 언론매체들도 일절 전하지 않고 있다.

중화민국은 대만의 정식 국가 명칭이지만, 중국은 대만을 국가가 아닌 중국의 특별행정구 정도로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마 전 총통의 발언을 전달하는 수준이라고 하더라도 이를 통해 대만을 국가로 '대우'하는 걸 피하려는 의도가 역력하다.

중국의 정식 명칭은 중화인민공화국이다.

마 전 총통의 중화민국 발언에 대해 대만 당국도 부적절하다는 반응을 보인다.

대만의 대(對)중국 정책기관인 대륙위원회는 전날 마 전 총통의 중화민국 발언에 대해 맥락상 중국의 '하나의 중국' 원칙에 부합하는 발언을 했다며 반발했다고 자유시보가 전했다.

대만에서 야당인 국민당은 하나의 중국 원칙을 수용하는 입장이지만, 집권 민주진보당(민진당)은 거부하고 있다.

차이잉원 총통이 이끄는 민진당은 대만이 독립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