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대우 못받는 뿌리산업 장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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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조·용접 등 제조 근간 홀대
과감한 투자로 '인식' 개선해야
강경주 중소기업부 기자
과감한 투자로 '인식' 개선해야
강경주 중소기업부 기자
![[취재수첩] 대우 못받는 뿌리산업 장인들](https://img.hankyung.com/photo/202304/07.32217296.1.jpg)
오랫동안 홀대받았다고 여긴 탓인지 아쉬움과 걱정부터 튀어나왔다. 최근 정부가 발표한 ‘K뿌리산업 첨단화 전략’에 관해 묻자 뿌리산업계 대표들의 반응은 한결같았다.
뿌리산업은 주조, 금형, 용접, 열처리 등 제조업 전반에 활용되는 기술과 사출·프레스, 정밀가공, 센서 등 차세대 핵심 기술을 아우르는 산업을 말한다. 국내 제조업 생산의 10%, 고용의 12%(2020년 기준)를 차지할 정도로 경제 발전의 숨은 조력자 역할을 톡톡히 해왔다.
하지만 업계에선 그간 ‘제대로 된 대우를 받지 못했다’는 인식이 팽배하다. 일반인에겐 위험하고, 힘들고, 주변 환경이 열악한 업종으로 여겨지며 기피 대상이 됐다. 뿌리산업이 만들어낸 소재·부품을 이용하는 대기업과 중견기업은 ‘제값’을 쳐주는 데 인색했다. 툭하면 ‘원가 절감’의 대상, 중국 같은 제3국에서 대체 가능한 업무로 폄하되기 일쑤였다.
척박한 국내 뿌리산업 현장과 대조적으로 유럽에서는 젊은이들이 기술을 배우기 위해 장인을 찾아가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스위스의 시계, 독일의 자동차산업은 이런 풍토에서 탄생했다. 최근 정부는 유망 기업 100곳을 발굴해 연구개발(R&D)에 4000억원을 투입하겠다는 내용의 첨단화 전략을 선보였다. 만시지탄(晩時之歎)인 감도 없지 않지만, 이번 대책이 뿌리산업의 이미지를 제고하는 전환점이 되길 바란다. ‘골든타임’은 얼마 남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