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3일 15원 가까이 급등(원화 가치 하락)했다. 3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4원60전 오른 1316원50전에 마감했다. 지난달 8일 22원 오른 후 가장 큰 상승폭이다. 이날 환율은 4원30전 오른 1306원20전으로 출발한 후 상승 폭을 키워 장중 한때 1321원10전까지 고점을 높였다.

원유 '기습 감산'에…원·달러 15원 급등
주요 산유국 협의체인 OPEC+는 2일(현지시간) 다음달부터 연말까지 하루 116만 배럴 규모의 추가 감산을 예고했다. 이에 미국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원유(WTI) 5월물 가격은 장중 7% 급등해 배럴당 81달러(약 10만6000원)를 웃돌았다.

유가 급등은 달러화 수요를 확대해 환율을 높이는 재료로 평가된다. 미국의 2월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는 시장 예상치보다 낮았지만 유가 급등에 따른 환율 상승을 상쇄하지는 못했다. 다만 환율이 장중 1320원을 돌파한 뒤 수출 업체의 네고(달러 매도) 물량이 쏟아지면서 환율 상승 폭이 소폭 줄었다.

서정훈 하나은행 자금시장영업부 수석연구위원은 “유가 급등 여파로 원·달러 환율이 1~2일가량 더 강세를 나타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 수석연구위원은 다만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지난해 3월부터 유가가 급등한 기저효과를 감안하면 유가 상승이 소비자 물가 상승률 둔화 추세를 반전시키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환율은 이달 중 1300원 초반 수준으로 다시 내려올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