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에서 잘나가던 패션 디자이너였어요. 그러다 결혼 후 제 아이가 언어 발달장애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됐죠. 경력이 단절됐고 하늘이 무너진듯 막막하더군요. '이번 인생은 이렇게 끝나나보다' 생각을 하기도 했어요. 그런 저를 어둠 속에서 구해준 것은 운동이었죠. 운동에 빠져드니 어느새 몸도 건강해졌고, 마음에도 긍정적인 변화가 일어났어요. 다른 사람과도 이러한 기분을 나누고 싶어서 42살에 유튜브를 시작했어요. 어느새 구독자 63만명을 모았죠. 이제는 뉴욕에서 한국의 제자들을 가르치는 홈트 선생님으로도 활동하고 있습니다.
콰트 코치 빅씨스.
콰트 코치 빅씨스.
흔히 늦은 나이와 때는 없다고들 말한다. 하지만 실제로 시행하는 이들은 많지 않다. 42살에 운동 유튜버로 도전한 이가 있다. 구독 알림 설정도 모르고, 운동도 못하는 '몸치'였지만 노력을 멈추지 않았다. 남편도 팔을 걷고 영상 편집에 뛰어들었다. 자신과 같은 운동을 못하는 이들에게 큰 언니(빅씨스)처럼 쉬운 조언을 해주면서 재미있는 프로그램을 만들자 입소문이 났다. 이제는 뉴욕에서 한국의 제자들을 위해 홈트레이닝까지 나서며 바쁜 삶을 살고 있다. 2년반 만에 구독자 63만명을 모은 홈트레이닝 유튜버 '빅씨스'(서아름·45)의 이야기다.

Q. 자기 소개 먼저 부탁드립니다.
"현재 ‘빅씨스’ 운동 채널을 운영하고 있는 유튜버 서아름(45)입니다. 저는 미국 뉴욕 맨해튼에서 살고 있습니다. 유튜브는 2년 반전에 시작해 63만명의 구독자를 가지고 있습니다. 홈트앱 '콰트'에서 코치로도 활동중입니다."

Q. 어떻게 운동 유튜버에 도전 하시게 됐나요.
"20대에는 패션 디자이너로 일을 했습니다. 결혼후 미국에 와서 아이가 언어 발달 장애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 아이를 돌보느라 한동안 주부로 생활하면서 경력이 단절됐죠. 힘든 시기를 버티게 해준 것은 운동이었습니다. 건강 뿐 아니라 긍정적인 변화가 일어나는 것을 경험했죠. 다른 사람과도 이러한 기분을 나누고 싶어서 유튜브를 시작했죠. 큰 언니(빅씨스)처럼 조언을 해주면서 재미있는 운동 프로그램을 만들었죠."
콰트 코치 '빅씨스'의 과거 모습.
콰트 코치 '빅씨스'의 과거 모습.
Q. 남편이 편집을 하신다고요.
"남편은 뉴욕에서 온라인쪽 광고 회사를 오랫동안 운영했어요. 여러 국제 광고제에서 상도 받은 디자이너죠. 남편도 본업을 하면서 영상 편집을 해주고 있어요. 저만의 N잡러라고 볼 수 있죠. 제가 유튜브를 즐겁게 하니까 남편도 함께 신이 나서 도와주고 있어요."

Q. 월 매출은 어느정도 발생하시나요.
"유튜브로만 생기는 수익은 직장인 월급보다는 많은 정도입니다. 경제적인 수익을 기대하고 시작한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나오는 수익의 많은 부분을 카메라 장비를 사거나 구독자들에게 선물을 하거나 영상 찍으러 여행을 가거나 팬미팅 등 장소 대여 등에 쓰고 있죠."

Q. 초기 비용은 어느 정도 들었나요.
"처음에는 사진 찍는 것이 취미였던 남편이 쓰던 소니 카메라를 썼어요. 요가 매트를 가지고 촬영해 초기 비용은 들지 않았어요. 그러다 점점 영상 퀄리티에 욕심이 생겼죠.(웃음) 음악 저작권을 위해 매달 20달러 정도 지불하고 있어요. 어느새 카메라 4대와 렌즈 등 수천만원을 투자했네요. 매번 다른 옷을 입고 싶어 투자 비용이 점점 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제 개인 욕심 때문이고, 카메라 2대만 있으면 충분합니다."
'콰트'에서 요가트레이너로 활동중인 '빅씨스'
'콰트'에서 요가트레이너로 활동중인 '빅씨스'
Q. 퇴직자나 제2인생을 꿈꾸는 이들에게 어떤 점을 추천하시나요.
"저는 어려서부터 부유하지 못했어요. 대학 내내 알바도 계속 했고, 성인이 되서도 어떠한 경제적 도움도 받지 못했죠. 무엇이든 스스로 헤쳐나가는 것에 익숙해졌던 것 같아요. 새로운 일도 실패해도 괜찮다는 마음을 갖는 것이 큰 도움이 됐죠. 그러다 아이의 장애와 육아로 인해 제2의 인생을 살게 됐어요. 경력이 단절되니 사실 내 이번 인생은 이렇게 끝나나 보다 생각이 든 적도 있었어요. 막막하더라도 최선을 다해 한걸음을 내딛다 보면 올바른 목적지로 이끌어 주더군요."

Q. 마지막으로 한말씀 부탁드립니다.
"저는 나이를 잊고 살아요. 유튜브를 처음 시작했을 때 만으로 42살이었는데 유튜브 구독 알림설정 등도 몰랐어요. 남편이 초반에 이것저것 알려주느라 애를 많이 먹었었죠. 늦은 때는 없다는게 그냥 흔히들 하는 말이 아닙니다. 내 육체만 건강하다면 정말 못할 것이 없는 세상이에요. 저는 운동도 못했고, 부동산에도 무지했는데 도전해보니 결과가 좋았던 것 같아요. 내가 지금 해보고 싶은 일이 있다고 생각이 드신다면 3년 뒤를 생각해보세요. 그 땐 아마도 내가 3년 전에 시작했더라면 지금쯤 꽤 자리를 잡았을텐데라고 후회하고 있을지도 모릅니디. 안해보고 나중에 후회하는 일은 없이 살아가시길 바랍니다."
평생 직장이 사라진 시대, 여러 직업을 가지는 'N잡'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습니다. N잡 뿐만 아니라 NEW잡을 만들어가는 이들의 이야기를 다룬 <방준식의 N잡 시대>는 매주 일요일 연재됩니다. 기자페이지를 구독하면 기사를 놓치지 않고 받아볼 수 있습니다. 좋아요는 큰 힘이 됩니다.
방준식 기자 silv000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