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재화의 매트릭스로 보는 세상] 중국-브라질, 자국 통화로 무역거래…지속 가능성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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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닷컴 더 라이프이스트
중국과 브라질이 자국 통화로 무역거래를 하기로 했다고 한다. 만일 내가 중국 수출상이라면 브라질의 헤알화로 결제를 받고 싶어할까? 아니면 자국 통화인 위안화로? 그 반대도 마찬가지이다. 브라질 수출상이 중국 위안화로 결제받고 싶어할 지가 궁금하다.
브라질 통화인 헤알화의 달러대비 환율의 변동이다. 최근 2013년 3월 1일에 달러대비 2.05헤알화였는데, 2023년 3월에는 5.06헤알을 오르내린다. 한국의 원화가 같은 시기에 1130원에서 1445원의 진폭을 보이는 것에 비하면 헤알화는 몇 배의 변동폭을 보인다. 우리가 30%내외라면 브라질 돈은 두배가 넘게 환율이 올랐다. 만일 중국 수출상이 브라질에 수출하고 헤알화로 대금을 받았다면 그만큼 손해를 보게 된다. 이런 상황에서 본다면 브라질 사람들은 자국 통화가치가 크게 절하되는 헤알화로 지불하고 중국의 현물을 받는게 이익을 보게 된다. 브라질 사람들은 헤알화로 지불하기를 원하고, 중국 사람은 그런 지불계약을 원치 않는게 정상이다. 그렇다면 중국 위안화로 무역결제하는 것은 어떨까? 중국은 시장 상황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 고정환율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비교적 안정적이라 할 수 있다. 브라질-중국 간의 무역에서 환거래의 안정성을 감안한다면 중국 위안화를 사용하는 것이 합리적이겠다.
그렇다면 그 다음이 궁금해진다.
중국은 2009년 이후 브라질의 최대 무역 상대였다. 지난해 양국 교역액은 1505억달러(약 195조원)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브라질은 매년 300억불 정도의 흑자를 대중국 무역에서 내고 있다. 이는 중국 물건을 다 사고도 300억불 정도의 위안화를 브라질은 보유하게 되는데, 이 큰 돈을 어떻게 사용할 방법이 있어야 한다. 그렇다고 미국이나 한국과의 거래에서 위안화를 쓸 수는 없다. 내가 브라질에 신발을 수출하면서 브라질 수입상으로부터 중국 위안화를 받는다고 생각해보자. 그럼 원화-위안화의 환율을 기준으로 해야 하나, 아니면 헤알화-위안화를 기준으로 해야 하는 지에 대한 문제가 발생한다. 게다가 위안화의 환변동 위험, 헤알화의 환변동 위험에 원화의 환변동 위험까지 고려해야 하는 고차원 수학이 필요하다. 결론적으로 브라질에 보유하게 될 연간 300억불의 위안화 사용가치가 확 떨어진다. 지속 가능성에서 가능성이 낮다는 말이다.
다음으로는 신뢰성이다.
브라질 재정담당자들이 중국의 재정상태를 얼마나 믿는 지는 물론이고, 브라질의 무역상들이 중국 위안화의 안정성, 위안화 보유시 위험도가 낮은 지를 판단해야 한다. 이는 거꾸로 중국이 브라질 경제 안정과 헤알화의 안정과 투자 이익가능성을 믿어야 한다. 그런 점에서 보면 아직까지는 글로벌 기축통화인 달러에 비하면 위안화나 헤알화는 한참 신뢰도가 낮다. 게다가 지금 중국의 재정안정은 지방정부가 공무원에게 월급을 제대로 지불하지 못하는 사태가 나고 있고, 국영기업들의 보이지 않는 부채도 불안감의 한 요소이다. 결국 미국도 그렇지만, 현 글로벌 경제에서 국가 재정이 적당한 정도의 부채를 유지하는 나라는 없다. 과도한 부채를 짊어지고 있다. 이런 와중에 브라질이 대중국 무역 통화를 위안화로 받는다는 것은 상당한 모험이다. 물론 중국도 일부 헤알화로 받는 것 역시 더 큰 모험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양쪽 어느 한 나라에서 외환위기, 금융위기가 발생한다면 상대 국가 역시 비슷한 경제적 위험에 처해질 가능성이 높다. 국가는 둘째치고 양국의 무역상들이 매우 꺼려하는 형태의 국제 무역이 된다. 이러한 위험을 해소하는 것은 국가가 양국 무역의 환위험을 완전 보장해주는 것이다.
셋째로는 헤알-위안화의 교환 비율 정하기이다.
세계 각국의 통화는 달러에 연동되어 있다. 예를 들면 한국의 비바미 맨발 신발과 일본의 abc 수입상 간의 거래시 한국 원화를 결제 통화로 한다면 일본 바이어는 엔화를 원화로 바꾸어 결제해야 한다. 그럴 때 엔 ->원화 교환비율이 바로 정해지는 것이 아니라, 엔-> 달러, 달러 ->원화의 교환비율을 순차적으로 계산해서 신발 가격을 정하게 된다. 그러면서 환율 변동폭이 직접 계산하는 것보다 커진다. 그만큼 무역 거래의 위험이 높아진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처럼 중국 위안화와 브라질 헤알화를 무역통화로 사용하는 것은 새로운 무역 결제방법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그런 만큼 상당한 시행착오를 겪어야 한다. 1944년 브레튼우즈체제로 달러 패권이 결정된 이후 현재까지 세계는 달러기축 통화에 근거한 글로벌 경제에 익숙해져 있다. 그런 와중에 중국과 브라질이 새로운 시도를 하려고 한다. 달러기축 통화제는 글로벌 경제를 발전시키는 역할을 했지만, 거품을 키워 현재의 금융위기를 만들어내기도 했다. 두 나라의 시도가 글로벌 경제를 악화시킬지, 새롭고 안정적인 다극화된 통화체제를 만들어 낼지 두고 볼 일이다. 하지만 실패하거나 어느 정도 성공하지 못하면 달러의 신뢰성을 더 높여주는 역할만 하고, 달러를 더 강하게 해서 초강달러 시대를 불러올 지도 모른다. 돈의 흐름이 바뀌게 된다.
다가올 ‘초 강달러 시대, 돈의 흐름’이 궁금하다. 곧 출간합니다.
<한경닷컴 The Lifeist> 홍재화
"외부 필진의 기고 내용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독자 문의 : thepen@hankyung.com
그렇다면 그 다음이 궁금해진다.
중국은 2009년 이후 브라질의 최대 무역 상대였다. 지난해 양국 교역액은 1505억달러(약 195조원)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브라질은 매년 300억불 정도의 흑자를 대중국 무역에서 내고 있다. 이는 중국 물건을 다 사고도 300억불 정도의 위안화를 브라질은 보유하게 되는데, 이 큰 돈을 어떻게 사용할 방법이 있어야 한다. 그렇다고 미국이나 한국과의 거래에서 위안화를 쓸 수는 없다. 내가 브라질에 신발을 수출하면서 브라질 수입상으로부터 중국 위안화를 받는다고 생각해보자. 그럼 원화-위안화의 환율을 기준으로 해야 하나, 아니면 헤알화-위안화를 기준으로 해야 하는 지에 대한 문제가 발생한다. 게다가 위안화의 환변동 위험, 헤알화의 환변동 위험에 원화의 환변동 위험까지 고려해야 하는 고차원 수학이 필요하다. 결론적으로 브라질에 보유하게 될 연간 300억불의 위안화 사용가치가 확 떨어진다. 지속 가능성에서 가능성이 낮다는 말이다.
다음으로는 신뢰성이다.
브라질 재정담당자들이 중국의 재정상태를 얼마나 믿는 지는 물론이고, 브라질의 무역상들이 중국 위안화의 안정성, 위안화 보유시 위험도가 낮은 지를 판단해야 한다. 이는 거꾸로 중국이 브라질 경제 안정과 헤알화의 안정과 투자 이익가능성을 믿어야 한다. 그런 점에서 보면 아직까지는 글로벌 기축통화인 달러에 비하면 위안화나 헤알화는 한참 신뢰도가 낮다. 게다가 지금 중국의 재정안정은 지방정부가 공무원에게 월급을 제대로 지불하지 못하는 사태가 나고 있고, 국영기업들의 보이지 않는 부채도 불안감의 한 요소이다. 결국 미국도 그렇지만, 현 글로벌 경제에서 국가 재정이 적당한 정도의 부채를 유지하는 나라는 없다. 과도한 부채를 짊어지고 있다. 이런 와중에 브라질이 대중국 무역 통화를 위안화로 받는다는 것은 상당한 모험이다. 물론 중국도 일부 헤알화로 받는 것 역시 더 큰 모험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양쪽 어느 한 나라에서 외환위기, 금융위기가 발생한다면 상대 국가 역시 비슷한 경제적 위험에 처해질 가능성이 높다. 국가는 둘째치고 양국의 무역상들이 매우 꺼려하는 형태의 국제 무역이 된다. 이러한 위험을 해소하는 것은 국가가 양국 무역의 환위험을 완전 보장해주는 것이다.
셋째로는 헤알-위안화의 교환 비율 정하기이다.
세계 각국의 통화는 달러에 연동되어 있다. 예를 들면 한국의 비바미 맨발 신발과 일본의 abc 수입상 간의 거래시 한국 원화를 결제 통화로 한다면 일본 바이어는 엔화를 원화로 바꾸어 결제해야 한다. 그럴 때 엔 ->원화 교환비율이 바로 정해지는 것이 아니라, 엔-> 달러, 달러 ->원화의 교환비율을 순차적으로 계산해서 신발 가격을 정하게 된다. 그러면서 환율 변동폭이 직접 계산하는 것보다 커진다. 그만큼 무역 거래의 위험이 높아진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처럼 중국 위안화와 브라질 헤알화를 무역통화로 사용하는 것은 새로운 무역 결제방법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그런 만큼 상당한 시행착오를 겪어야 한다. 1944년 브레튼우즈체제로 달러 패권이 결정된 이후 현재까지 세계는 달러기축 통화에 근거한 글로벌 경제에 익숙해져 있다. 그런 와중에 중국과 브라질이 새로운 시도를 하려고 한다. 달러기축 통화제는 글로벌 경제를 발전시키는 역할을 했지만, 거품을 키워 현재의 금융위기를 만들어내기도 했다. 두 나라의 시도가 글로벌 경제를 악화시킬지, 새롭고 안정적인 다극화된 통화체제를 만들어 낼지 두고 볼 일이다. 하지만 실패하거나 어느 정도 성공하지 못하면 달러의 신뢰성을 더 높여주는 역할만 하고, 달러를 더 강하게 해서 초강달러 시대를 불러올 지도 모른다. 돈의 흐름이 바뀌게 된다.
다가올 ‘초 강달러 시대, 돈의 흐름’이 궁금하다. 곧 출간합니다.
<한경닷컴 The Lifeist> 홍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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