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tty Images B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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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일 계속되는 개인투자자 매수세에 힘입어 코스닥지수가 탄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코스닥시장 거래대금이 유가증권시장보다 많은 상황이 이어지면서 일각에선 과열 논란도 불거지고 있다. 에코프로비엠 엘앤에프 등 대형주 주가가 조정받으면 지수에 미치는 파급력이 예상보다 클 수 있다는 지적이다.

○코스피 압도한 코스닥

개미 매수세 몰려 잘나가는 코스닥…상위주 조정 땐 '충격' 우려
코스닥지수는 올 들어 지난달 30일까지 약 3개월간 25.20% 상승했다.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종목으로 구성된 코스닥150지수는 이 기간 30.65% 급등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9.69%)뿐 아니라 기술주 중심의 미국 나스닥지수(14.78%) 상승률을 크게 웃돌았다.

에코프로비엠 엘앤에프 등 2차전지주를 중심으로 개인투자자 매수세가 몰린 것이 코스닥 강세를 뒷받침했다는 분석이다. 코스닥시장 하루평균 거래대금(1월 1일~3월 30일)은 9조5490억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유가증권시장 하루평균 거래대금(7조9246억원)보다 20.5% 많은 수준이다. 통상 유가증권시장 거래대금이 코스닥시장보다 많은 것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현상이다. 지난달 23일에는 코스닥시장 거래대금이 17조9411억원으로, 2021년 1월 11일 이후 2년2개월 만에 최대 수준을 기록하기도 했다.

○지수 반락 시 반대매매 우려

증권가 일각에선 ‘코스닥 과열 논란’도 일고 있다. 일부 대형주가 급등하면서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는 점이 불안 요인으로 꼽힌다. 코스닥 시가총액 1·2위 종목인 에코프로비엠과 에코프로는 올 들어 지난달 30일까지 143.76%, 383.98% 급등했다. 이 기간 코스닥 대형주지수는 34.98% 상승한 데 비해 중형주지수와 소형주지수는 각각 18.07%, 15.82% 오르는 데 그쳤다.

안영진 SK증권 연구원은 “일부 대형주를 제외하면 중소형주로서의 코스닥지수는 이미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며 “경기, 유동성 등 전반적인 상승 모멘텀이 약해지면 종목 선택이 더 어려워질 수 있다”고 했다.

최근 개인투자자 매수세에 ‘빚투’ 물량이 다수 유입됐다는 점도 우려된다. 코스닥시장 신용거래융자 금액은 올초 7조7569억원에서 지난달 30일 9조5108억원으로 늘었다. 지수가 하락할 경우 반대매매에 따른 악순환이 불거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코스닥시장 공매도 금액은 올초 2조8239억원에서 지난달 28일 3조8445억원으로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반도체 등 대형주의 실적 추정치 하향 조정이 멈추는 시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반도체, 철강, 등 경기민감 대형주에 매수세가 몰릴 경우 2차전지, 로봇 등 테마에서 수급이 빠져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조창민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과거 유가증권시장 영업이익이 하향 추세를 나타낸 다섯 번의 사례에서 모두 코스닥지수가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였다”며 “실적이 저점을 찍고 반등하는 구간에서는 경기민감주가 강세를 나타냈다”고 말했다.

서형교 기자 seogy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