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대만 위협이 미국과 유럽·일본으로 하여금 대만을 돕게 하는 역효과를 내고 있다고 대만 정보당국이 평가했다.

4일 대만 자유시보에 따르면 대만 국가안보국은 입법원(국회)에 이런 내용이 포함된 보고서를 제출했다.

대만 정보기관 "中위협의 역효과…美·유럽·日의 대만 돕기"
보고서는 우선 중국이 지난달 개최된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 이후 미국과 전면적인 전략 경쟁을 개시했다고 지적했다.

실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달 20∼22일 러시아를 방문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회담했으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위한 중재역을 자처해 국제사회의 눈길을 끌었다.

중국 당국은 지난달 28∼31일 '중국판 다보스 포럼'으로 불리는 보아오포럼을 개최, 50개국에서 2천명 이상을 초청해 중국의 입장을 전달하는 데 주력했다.

중국은 게다가 최근 중동의 앙숙인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 간 화해를 중재하는 외교력을 발휘해 미국과 유럽 등 서방을 놀라게 했다.

이런 가운데 중국은 대만에 화전양면 전술을 강화하고 있다고 보고서는 짚었다.

내년 1월 총통선거에서 독립 성향의 민주진보당(민진당) 정부를 무너뜨리고 친중 성향의 국민당이 집권할 수 있도록 평화 공세를 펴면서도, 대만의 외교 공간 파괴라는 공격에 주력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달에는 중국의 '금전 외교'로 온두라스가 대만과 82년 동안 이어온 외교관계를 끊고 중국과 수교했다.

이외에도 2016년 차이잉원 총통 집권 이후 8년 가까이 중국의 공작으로 상투메 프린시페, 파나마, 도미니카공화국, 부르키나파소, 엘살바도르, 솔로몬제도, 키리바시, 니카라과 등 8개국이 대만과 단교했다.

보고서는 하지만 중국의 이런 위협이 미국과 유럽·일본의 대만 돕기라는 역효과를 내고 있다고 진단했다.

조 바이든 미 행정부는 '하나의 중국' 원칙을 준수한다면서도, 이전의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보다 대만 방어를 위한 노력을 훨씬 더 하고 있다.

바이든 미 행정부는 특히 대만 정부의 요구를 적극적으로 수용해 무기 판매를 늘리고 있으며, 중국이 수시로 도발을 감행하는 해역인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 유지를 위한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미국은 아울러 최근 필리핀에 미군 기지 4곳을 확보함으로써 유사시 대만 방어를 위한 기반을 마련했다.

이들 미군 기지는 중국이 영유권을 주장하는 남중국해 갈등을 대처하는 데도 유용하다.

보고서는 미국 이외에 유럽과 일본도 원활한 의사소통과 견고한 상호 신뢰에 바탕을 두고 대만과 외교·안보 파트너십을 강화하고 있다고 짚었다.

대만 정보기관 "中위협의 역효과…美·유럽·日의 대만 돕기"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