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DPR "루소포비아 행위, 극단주의 조장과 유사하게 처벌 고려"
봄 회기 중 하원에 제출…러 하원, 테러 행위 처벌도 강화 방침
러 정당, 러시아인 혐오범죄 처벌법안 마련 착수
우크라이나 사태 후 서방에서 러시아·러시아인 혐오에서 비롯된 사건 등이 잇따르자 러시아 하원(국가두마) 소속 정당이 자국민 보호를 위해 이러한 행위를 처벌할 수 있는 법률안 마련에 착수했다고 현지 매체가 보도했다.

4일 러시아 일간 이즈베스티야에 따르면 러시아 자유민주당(LDPR)은 오는 7월까지 열리는 하원 봄 회기 안에 '루소포비아(러시아 혐오·Russophobia)' 행위 처벌에 관한 법률안을 제출할 방침이다.

LDPR 소속인 안드레이 루고보이 러시아 하원 안보·반부패위원회 제1 부위원장은 "법안 제출 계획은 모든 당원의 지지를 받았다"며 "당 차원에서 이 법안에 대한 논의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전 세계에 있는 러시아인들을 보호하기 위해 모든 것을 할 것이다"고 덧붙였다.

현재 자체적으로 법안을 마련 중인 LDPR은 루소포비아에 대해 엄밀한 정의를 내리는 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러시아 혐오 행위에 대한 처벌 수위를 현행 러시아 형법에 규정된 극단주의 조장에 관한 처벌 수준과 비슷하게 정하는 것도 고려하면서 이에 대한 세부 논의를 이어갈 계획이다.

러시아 형법에서 극단주의 조장 행위는 10만∼30만 루블(약 166만∼499만원)의 벌금과 최대 3년간의 강제 노역형, 최대 4년의 징역형 등에 처할 수 있다.

LDPR은 이번 법률안 제정에 여당인 '통합러시아당'을 비롯해 다른 정당들도 함께 참여하기를 희망하고 있다.

또 통합러시아당이나 야당인 '정의 러시아당-진실을 위하여' 등도 루소포비아 행위를 심각한 범죄로 규정하고 이에 대한 책임을 묻는 법안을 도입하는 것에 찬성하는 입장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인권 운동가들도 작년 한 해 루소포비아 관련 민원이 2021년에 비해 4배나 늘어 이에 대처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또 법으로 러시아 혐오 행위를 극단주의의 한 형태로 규정하고 이에 대한 세부 형법 조항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지난달 초 영국 스카이뉴스는 우크라이나 사태 후 지난 1년 동안 영국 내에서 러시아인을 겨냥한 증오범죄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또 공식 집계된 자료에 따르면 이러한 행위는 집단 따돌림 등 유형으로 나타났으며, 아직 드러나지 않은 관련 사례도 많을 것이라고 전했다.

앞서 지난 1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하원과 검찰, 연방 수사위원회 등에 러시아 시민과 해외 거주 동포 등에 대한 차별을 조장하는 행위에 형사 책임을 물을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한편 러시아 하원은 지난 2일 상트페테르부르크 한 카페에서 발생한 폭발 사고로 친정부 성향의 현지 군사 블로거가 숨지자 테러·테러활동 지원, 테러 조장 행위 등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형법 개정에도 나설 방침이다.

이와 관련해 러시아 하원 안보·반부패위원회 위원장인 바실리 피스카료프는 "테러 공격을 계획하는 사람, 테러리스트를 돕거나 정당화하는 사람은 가장 가혹한 처벌을 피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