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4월 04일 11:50 자본 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씨티씨바이오 화성공장/ 사진=씨티씨바이오
씨티씨바이오 화성공장/ 사진=씨티씨바이오
동물약품 개발사 씨티씨바이오의 경영권 분쟁에 파마리서치를 비롯한 제약바이오기업들이 가세하면서 관련 기업들의 주가가 요동치고 있다.

파마리서치는 4일 개장 직후 14% 이상 급등해 최고가 8만3500원을 찍은 후 이날 오전 11시45분 현재 10% 이상 오르고 있다. 전날 6.98% 오른 데 이어 연일 급등세다.

씨티씨바이오도 전날 14.54% 급등한 데 이어 이날 강세를 보이고 있다. 주가는 1만1000원대로 지난 2월 6000원대에서 한 달 만에 두 배 가까이 올랐다. 씨티씨바이오의 주식을 보유한 에스디비인베스트먼트의 계열사인 에스디바이오센서도 이날 4% 이상 주가가 오르고 있다.

씨티씨바이오는 지난달 파마리서치가 주식을 대량 매입하면서 경영권 분쟁이 본격화했다. 파마리서치는 지난달 23일 관계사인 플루토와 함께 씨티씨바이오의 주식 170만4327주(7.05%)를 취득했다. 현 최대주주인 이민구 씨티씨바이오 대표(9.77%)와 에스디비인베스트먼트(6.46%)에 이어 3대 주주다. '경영권 참여' 목적으로 지분을 매입했다고 공시했다.

파마리서치는 피부재생 주사제 '리쥬란'을 비롯해 관절강 주사로 유명한 회사다. 대웅제약 출신 정상수 회장이 창업했다. 플루토는 씨티씨바이오의 창업 멤버이자 한미약품 출신인 전홍열 전 씨티씨바이오 대표가 경영권을 빼앗긴 이후 회사를 나와 차린 회사다. 정 회장과 전 전 대표는 중앙대 약학대학 선후배 사이로 알려져 있다. 씨티씨바이오 창업자들이 2021년 9월 이민구 현 씨티씨바이오 대표에게 적대적 인수합병(M&A)을 당한 이후 회사를 되찾기 위해 파마리서치와 손잡고 경영권 되찾기에 나선 것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증권가는 파마리서치와 플루토 등이 씨티씨바이오의 지분 10% 이상을 확보한 것으로 보고 있다. 파마리서치는 지난달 31일 열린 이사회에서 총 300억원 한도의 씨티씨바이오 주식 매입을 결의했다. 이에 따라 기존 매입 주식을 제외하고 160억여원 규모의 한도가 남아있다. 300억원 규모의 주식을 모두 매집한다면 파마리서치의 지분율은 최대 13%대로 최대 주주에 오를 수 있다. 그러나 이민구 현 대표와 우호 세력이 소액주주가 보유한 61.9%(약 1492만주)를 놓고 추가 매수에 나서 맞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씨티씨바이오의 기존 주주인 에스디비인베스트먼트와 동구바이오제약 등의 행보에도 관심이 쏠린다. 동구바이오제약은 1년 6개월 전 이민구 대표가 씨티씨바이오의 경영권을 장악할 당시 씨티씨바이오의 지분을 5%가량 보유하고 있었다. 당시 이 대표와 동구바이오제약의 지분 싸움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씨티씨바이오의 주가는 최고 1만4500원까지 급등했다. 그러나 조용준 동구바이오제약 대표가 씨티씨바이오와 파트너십을 맺고 우호적인 관계로 돌아서면서 주가는 안정세를 찾았다. 현재 동구바이오제약의 지분율은 4% 후반으로 떨어진 상태다.

씨티씨바이오의 지분 6.46%를 보유한 에스디비인베스트먼트는 조영식 SD바이오센서 회장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SD바이오센서는 백신 개발사 유바이오로직스의 지분을 인수하는 등 제약바이오기업을 대상으로 공격적으로 M&A를 진행 중이다. 이 때문에 씨티씨바이오의 경영권 분쟁에서도 주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