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0억 낙찰된 청담 유명 상가…인수 포기해 97억 몰수된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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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경매에 나온 서울 청담동 소재 한 빌딩이 1500억원이 넘는 가격에 낙찰됐지만 낙찰자가 인수를 포기해 다시 경매로 나오는 일이 벌어졌다. 낙찰자가 몰수당한 입찰계약금만 97억원을 넘어선다. 해당 빌딩은 오는 11일 다시 경매에 나온다.
5일 대한민국 법원경매정보에 따르면 지난 9월 서울 청담동에 위치한 한 건물에 대한 경매 절차가 개시됐다. 해당 건물은 지하 2층~지상 15층, 토지면적 935㎡, 건물 면적 8907.87㎡의 건물로 청담사거리 인근 대로에 자리 잡고 있다. 토지 가치만 832억1500만원에 달해 총 감정액은 976억4586만원이다.
이 건물은 유명 주얼리 브랜드 스와로브스키와 오데마피게를 비롯한 고가 시계 브랜드를 한국에 공식 수입하는 스타일리더 등 주요 업체들이 입점해 있는 건물로도 이목을 끌었다.
건물은 백모씨 외 5인이 소유하고 있다. 이들 중 한 명이 소유 지분 정리를 위해 경매 절차를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채무 등으로 인한 경매 물건이 아니라 지분 관계로 인해 경매에 나온 물건이라는 의미다.
문제는 지난 1월 이 소유주 중 한 명이 건물을 단독으로 낙찰 받으면서 벌어졌다. 낙찰자는 감정가 976억여원의 155%를 훌쩍 넘는 1517억5900만원에 단독 입찰에 나섰고, 낙찰됐다. 다른 응찰자는 없었다. 빌딩이 워낙 고가에 낙찰된 덕에 올 초 강남의 매각가율이 급등한 것은 물론이고 서울 전체의 매각가율까지도 교란하는 효과를 낳았다.
하지만 건물을 낙찰받은 인수자는 감정가의 10%인 계약금까지 다 치른 상황에서 건물 인수를 돌연 취소했다. 지급 기일인 지난달 16일이 지나도록 대금이 미납되면서 해당 물건은 오는 11일 다시 경매에 나오게 됐다. 낙찰자가 낸 97억6000여만원의 계약금은 관할 법원으로 몰수되지만 추후 건물이 낙찰되면 배당금에 합산해 배당순서에 따라 배당하게 된다.
법원 관계자는 "해당 물건은 낙찰자가 공유자 중 하나인데 너무 비싸게 낙찰받아서 인수를 포기한 것으로 안다"며 "입찰계약금을 몰수당하더라도 추후 지분에 따라 배당을 받을 거라 생각하고 높은 가격을 부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해당 물건이 지나치게 비싼 가격에 낙찰돼 시장을 교란했다고 보고 있다. 추후 경매에서 정상적인 응찰과 낙찰 과정을 거친다면 가격은 오히려 감정가보다 낮아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강은현 EH경매연구소 대표는 "이 사건은 소유권 문제로 인해 경매에 나온 건으로, 은행 파산 등 경기 문제로 대형 매물이 시장에 나오는 것과는 다른 사례"라며 "만약 이 물건이 1~2년 전에 나왔으면 아마 1000억원을 넘길 수도 있었겠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 소유자 중 한 명이 낙찰받지 않았다면 유찰될 가능성이 컸다"고 설명했다.
김소현 기자 alpha@hankyung.com
5일 대한민국 법원경매정보에 따르면 지난 9월 서울 청담동에 위치한 한 건물에 대한 경매 절차가 개시됐다. 해당 건물은 지하 2층~지상 15층, 토지면적 935㎡, 건물 면적 8907.87㎡의 건물로 청담사거리 인근 대로에 자리 잡고 있다. 토지 가치만 832억1500만원에 달해 총 감정액은 976억4586만원이다.
이 건물은 유명 주얼리 브랜드 스와로브스키와 오데마피게를 비롯한 고가 시계 브랜드를 한국에 공식 수입하는 스타일리더 등 주요 업체들이 입점해 있는 건물로도 이목을 끌었다.
건물은 백모씨 외 5인이 소유하고 있다. 이들 중 한 명이 소유 지분 정리를 위해 경매 절차를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채무 등으로 인한 경매 물건이 아니라 지분 관계로 인해 경매에 나온 물건이라는 의미다.
문제는 지난 1월 이 소유주 중 한 명이 건물을 단독으로 낙찰 받으면서 벌어졌다. 낙찰자는 감정가 976억여원의 155%를 훌쩍 넘는 1517억5900만원에 단독 입찰에 나섰고, 낙찰됐다. 다른 응찰자는 없었다. 빌딩이 워낙 고가에 낙찰된 덕에 올 초 강남의 매각가율이 급등한 것은 물론이고 서울 전체의 매각가율까지도 교란하는 효과를 낳았다.
하지만 건물을 낙찰받은 인수자는 감정가의 10%인 계약금까지 다 치른 상황에서 건물 인수를 돌연 취소했다. 지급 기일인 지난달 16일이 지나도록 대금이 미납되면서 해당 물건은 오는 11일 다시 경매에 나오게 됐다. 낙찰자가 낸 97억6000여만원의 계약금은 관할 법원으로 몰수되지만 추후 건물이 낙찰되면 배당금에 합산해 배당순서에 따라 배당하게 된다.
법원 관계자는 "해당 물건은 낙찰자가 공유자 중 하나인데 너무 비싸게 낙찰받아서 인수를 포기한 것으로 안다"며 "입찰계약금을 몰수당하더라도 추후 지분에 따라 배당을 받을 거라 생각하고 높은 가격을 부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해당 물건이 지나치게 비싼 가격에 낙찰돼 시장을 교란했다고 보고 있다. 추후 경매에서 정상적인 응찰과 낙찰 과정을 거친다면 가격은 오히려 감정가보다 낮아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강은현 EH경매연구소 대표는 "이 사건은 소유권 문제로 인해 경매에 나온 건으로, 은행 파산 등 경기 문제로 대형 매물이 시장에 나오는 것과는 다른 사례"라며 "만약 이 물건이 1~2년 전에 나왔으면 아마 1000억원을 넘길 수도 있었겠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 소유자 중 한 명이 낙찰받지 않았다면 유찰될 가능성이 컸다"고 설명했다.
김소현 기자 alp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