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 슬로건 '세계의 대전환'에 걸맞은 공간적 의미 있어
일제 식민 수탈지에서 산업화의 심장으로, 다시 시민들 품으로
[부산엑스포 실사] '친환경 엑스포' 무대로 변신할 부산 북항
2030 세계박람회 유치를 위해 부산시가 박람회 무대로 점찍은 부산 북항 재개발지역은 '세계의 대전환'이라는 엑스포의 의미에 걸맞은 공간이다.

5일 부산시 등에 따르면 1407년 부산포라는 이름으로 탄생한 부산 북항은 1876년 대한민국 최초의 근대 무역항으로 개항했다.

약 100여년 전인 일제 강점기에는 일본이 물자를 빼앗아 가던 식민지 수탈의 현장이었고, 1950년대 6·25전쟁 때는 한반도 평화를 수호하기 위해 수십만 명의 유엔군과 물자가 들어온 희망의 통로이기도 했다.

1970년대 이후 부산항은 국내 수출입 컨테이너 물동량의 70%를 담당한 '산업화의 심장'으로 기능했다
2000년에는 세계 3대 컨테이너 항만에 꼽히며 명성을 드높이기도 했다.

이제는 중추 항만의 기능을 '부산 신항만'으로 내주고 147년 만에 시민들의 품으로 돌아오고 있다.

이처럼 북항 재개발지역은 부산 근현대사를 고스란히 간직한 공간이자, 역사의 중요한 순간에 기능을 한 대전환의 공간이다.
[부산엑스포 실사] '친환경 엑스포' 무대로 변신할 부산 북항
현재 북항재개발은 2단계에 걸쳐 진행되고 있다.

1단계 구간은 이달 2일 국제박람회기구(BIE) 현지 실사단 방문을 앞두고 부지 조성이 완료돼 전면 개방됐다.

92만㎡ 공간에 친수공원(18만㎡), 도로(3.1㎞), 경관 수로(2㎞), 공중 보행 덱(332m), 해안 조망대(150m), 차도 및 보도, 교량 등이 생겼다.

문화공원과 바다 사이를 연결하는 교량인 해안 조망대는 북항 해안 경관과 반대편 재개발 사업지를 360도 바라볼 수 있다.

2단계 구간은 엑스포의 실제 무대가 될 공간이다.

부산엑스포 유치가 확정되면 2단계 개발을 본격 시작하게 된다.

정부와 부산시는 오래된 항만을 복합문화시설의 새로운 공간으로 재탄생시키고 물과 땅이 어우러지는 곳으로 만든다는 아이디어를 내고 있다.
[부산엑스포 실사] '친환경 엑스포' 무대로 변신할 부산 북항
축구장 277개 넓이인 198만㎡ 규모의 엑스포 전시장 구역에는 진입광장, 전시관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전시관 사이에는 '트랜스포메이션 스퀘어'를 만들어 참가자들이 문화행사 등으로 교류할 수 있는 광장으로 사용한다.

BIE 100년의 역사를 담고 미래 엑스포 개최국의 교육 공간으로도 쓰일 수 있는 '엑스포 빅데이터 사일로'와 공적개발원조(ODA) 수혜국에서 공헌국으로 도약한 한국의 번영을 담은 'ODA 기념관'도 마련한다.

해양도시라는 부산 특성을 극대화한 물에 떠다니는 '플로팅 공원' 등 친수공간도 조성된다.

유엔 해비타트와 힘을 합쳐 해안지역 기후 난민을 위한 대안공간인 해상 도시를 2030년까지 구축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부산시는 기존 항만에서 쓰였던 창고를 복합문화공간으로 재생하고, 크레인 3개는 그대로 남겨 관광 포인트로 만들기로 했다.

부산시 관계자는 "부산엑스포 전시장은 기존의 산업 기반 항만을 친환경적으로 복원하는 구상"이라며 "친환경 자재를 사용하고 친환경 교통망도 만들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