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이후 최고치…수요 둔화 우려에 상승폭은 축소 [오늘의 유가 동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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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가가 1월 이후 최고치로 상승했다. 사우디아라비아를 중심으로 한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비(非)OPEC 주요 산유국들의 협의체인 OPEC+의 깜짝 감산 여파가 이어지면서다.
4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5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원유(WTI) 가격은 전장보다 0.36% 오른 배럴당 80.71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유가는 4거래일 연속 올랐다. 이날 유가는 지난 1월 26일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OPEC+의 감산 여파로 전날 하루에 6%대 급등했던 것보다 상승폭은 줄었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6월물 브렌트유는 전일 대비 거의 변동 없는 배럴당 84.94달러로 집계됐다. 브렌트유는 지난달 6일 이후 최고치다.
시장 참가자들은 원유 감산과 유가 상승이 글로벌 경제에 미칠 부정적인 영향에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물가상승세가 다시 거세질 경우 중앙은행들의 금리인상이 지속되고, 이에 따른 경기 침체 우려도 불거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미국과 중국의 부진한 경제지표는 원유 수요가 점차 둔화될 가능성을 반영했다. 미 노동부 JOLTs (구인·이직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월 채용공고는 990만건으로 전월보다 감소했다.
이는 2021년 5월 이후 가장 적은 수준이다.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웃돌 것이라는 전망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컨설팅회사인 FGE의 페레이던 페샤라키 회장은 "유가는 쉽게 배럴당 100달러를 웃돌 수 있다"며 "최근 감산 결정 등에 따른 전망치로는 2023년 말까지 가파른 재고 감소를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2월 미국 채용공고 감소 등 부진한 경제 지표는 미국 고용시장이 식어가고 있다는 신호로 풀이되면서 유가 상승세를 제한했다는 분석이다. BOK파이낸셜의 데니스 키슬러 트레이딩 수석 부사장은 "유가가 배럴당 80달러 이상이 되려면 수요가 유지되는 것뿐만 아니라 증가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