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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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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은행주의 배당수익률이 10%에 달했다. 시중금리 하락에 따른 순이자마진(NIM) 악화 우려가 주가에 반영된 반면, 배당에 대한 금융당국의 개입 우려는 해소되고 있어서다. 주가도 바닥을 다지면서 증권가에선 “지금이 은행주 배당 투자의 적기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5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우리금융지주의 배당수익률(지난해 연간 주주배당금을 4일자 종가로 나눈 값)은 9.96%에 달했다. 최근 은행 예금상품의 연간 수익률(최고 4% 수준)보다 두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하나금융지주(8.13%), KB금융(6.18%), 신한지주(5.87%) 등 다른 은행주들의 배당수익률도 5%를 상회했다.

올들어 은행주는 배당수익률 제고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며 급상승했다. KRX 은행지수는 연초부터 지난 1월 26일까지 21.60% 올랐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 상승률(10.38%)보다 두배 이상 높았다.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에서 시작된 금융 리스크 우려에 주가는 올해 상승분을 모두 반납했다. SVB 사태가 진정된 뒤에도 주가는 이전 상태로 돌아가지 못하고 횡보하고 있다.

전문가 사이에서는 "지금 상황을 배당 투자를 위한 저가 매수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금융 리스크가 확산될 가능성은 낮은 반면 은행의 수익성은 훼손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NIM의 절대적 수준이 지난해 대비 상당히 높다"며 "특히 우리금융지주의 밸류에이션(수익성 대비 주가 수준)은 납득할 수 없을 정도로 하락했다"고 말했다. NIM은 은행의 수익성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지표로 금리 상승기엔 커지고 하락기엔 작아진다.

김인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시중 금리 하락에 따른 NIM 악화는 이미 주가에 반영됐다"며 "하반기에 경기가 반등하면서 금리 기조가 바뀔 수 있는데, 이런 점까지 감안하면 최근 주가가 바닥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지난 4일 한경 밀레니엄포럼에서 "앞으로는 정부가 은행의 배당에 직접적으로 관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점도 주가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됐다.

리스크도 있다. 특히 2분기 이후 NIM의 향방에 대해서는 전문가 견해가 엇갈린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금융당국이 상생금융을 강조하면서 모든 은행들이 가계대출 전 상품 금리 인하 등 상생금융종합지원 패키지를 속속 발표했다"며 "이 같은 금융지원 규모는 NIM을 하락 시키는 요인이 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반면 김 연구원은 "하반기 금리 기조 변화에 앞서 2분기부터 NIM이 확대 흐름으로 돌아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KB금융과 신한지주는 지난해 매 분기에 배당을 했다. 우리금융지주와 하나금융지주는 반기 배당을 했다. 올해도 이런 기조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