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숙은 범시민유치위원회 홍보팀장, 부산의 숨은 역사와 문화 소개
[부산엑스포 실사] 팔에 새긴 실사단 이름…버스 속 '씬스틸러'
"실사단 8명의 이름을 웬만하면 외우고 있지만 만약의 경우에 대비해 집에서부터 열심히 적어왔습니다.

"
2030부산세계엑스포 범시민유치위원회 홍보팀장인 조숙은 씨의 두 팔에는 조그마한 쪽지가 테이프로 붙어 있다.

쪽지 내용은 2030세계엑스포 현장 실사를 위해 부산을 찾은 국제박람회기구(BIE) 실사단 8명의 이름.
조 팀장은 실사단이 이동하는 버스에서 부산의 숨은 문화와 역사를 소개하는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데, 외국어 이름이 다소 생소해 미리 준비한 것이다.

그는 "제가 실사단 이름을 부르거나 반대로 실사단이 질문을 하는 식으로 실시간 소통할 일이 많다"며 "이름이 4∼5자인 경우에는 익숙지 않아 눈치껏 쪽지를 보고 참고한다"고 말했다.

[부산엑스포 실사] 팔에 새긴 실사단 이름…버스 속 '씬스틸러'
조 팀장은 이번 실사단 방문 일정의 '씬스틸러'다.

부산시가 준비한 공식 일정의 경우 엑스포 유치와 관련된 부산의 강점을 소개하는 데 초점을 둘 수밖에 없다.

조 팀장은 이러한 점을 보완하기 위해 실사단이 이동하는 버스에서 틈틈이 부산의 역사와 문화 등 숨은 이야기를 전달하고 있다.

실사 첫날인 전날, 실사단을 열렬히 환영하는 시민들로 부산역이 축제의 장으로 변한 것에 대해 조 팀장은 부산 시민을 '흥의 민족'이라고 표현했다.

조 팀장은 "사직 야구장에서의 응원 문화를 예로 들며 부산 시민에게는 남다른 흥이 있다고 소개했다"며 "이러한 특징은 부산이 방탄소년단(BTS) 멤버를 비롯한 여러 연예인을 배출한 '문화의 산실'이라는 점으로 이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엑스포 실사] 팔에 새긴 실사단 이름…버스 속 '씬스틸러'
또 영도구가 보이는 남항대교를 건널 때는 부산을 혁신의 도시로 소개하기도 했다.

우리나라에서 선박이 처음 만들어진 영도의 역사를 설명하면서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뛰어난 용접 기술을 기반으로 조선업이 발전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조 팀장은 "부산은 어려운 환경을 극복하며 성장해나간 도시"라며 "산복도로와 산등성에 지어진 집이 보일 때는 한국전쟁 당시 피난민들이 어떻게 이곳에 오게 됐으며, 전쟁의 아픔을 극복하기 위해 어떠한 노력을 했는지 알렸다"고 밝혔다.

[부산엑스포 실사] 팔에 새긴 실사단 이름…버스 속 '씬스틸러'
조 팀장은 부산의 숨은 역사적 배경을 이처럼 알리기 위해 그동안 끊임없이 공부했다.

본래 벡스코에서 근무하는 조 팀장은 그동안 부산을 찾은 많은 외국인을 응대하고 직전에 열린 두바이 엑스포에서도 6개월 동안 부산 홍보관에서 일했다.

그렇지만 이번처럼 부산에 대해 깊이 있게 설명한 적은 없어 많은 준비가 필요했다고 한다.

조 팀장은 "실사단이 이동하는 일정과 동선에 맞춰 부산 토박이로서 원래 알고 있는 정보와 숨은 이야기를 잘 정리하려 했다"며 "이후 완성된 내용은 원고로 미리 작성해 외웠다"고 말했다.

이어 "이 과정을 거치면서 새삼스럽지만, 부산이 정말 대단한 곳이라는 걸 다시 한번 느꼈다"고 덧붙였다.

[부산엑스포 실사] 팔에 새긴 실사단 이름…버스 속 '씬스틸러'
조 팀장은 남은 일정 동안에도 실사단에게 부산의 놀라운 모습을 소개할 계획이다.

조 팀장은 "부산의 '정(情)' 문화부터 풍부한 관광자원까지 앞으로 소개하고 싶은 강점들이 너무나 많이 남아 있다"며 "이번 실사단 일정 동안 한국과 부산이 가진 고유의 정체성과 문화를 알리는 데 앞장서겠다"며 포부를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