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고용 둔화에 되살아난 'R의 공포'…Fed, 긴축 마침표 찍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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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열된 노동시장 냉각 조짐
2월 구인건수 21개월 만에 최저
3월 선행 고용지표도 전망 밑돌아
금리동결 전망 58%로 상승
금요일 고용 보고서에 '촉각'
2월 구인건수 21개월 만에 최저
3월 선행 고용지표도 전망 밑돌아
금리동결 전망 58%로 상승
금요일 고용 보고서에 '촉각'
미국 경제가 침체 국면에 진입할 수 있다는 우려가 다시 커지고 있다. 경기선행지표인 ISM제조업지수가 지난 3월 약 3년 만의 최저치로 떨어진 데다 고용보고서의 선행지표로 여겨지는 오토매틱데이터프로세싱(ADP) 고용지표도 3월 예상을 크게 밑돌았다. 미국 중앙은행(Fed)의 급격한 기준금리 인상에도 튼튼했던 고용시장이 지난달 은행 위기 전부터 둔화됐다는 신호가 나타난 것이다. 은행 파산으로 금융시장이 한 차례 충격받은 상황에서 고용 둔화라는 성적표를 받아든 Fed가 ‘긴축 사이클’을 끝낼 것이라는 기대가 커졌다.
미국 공급관리협회(ISM)가 이날 발표한 지난달 비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도 51.2로 시장 예상치(54.5)를 크게 밑돌았다. 전월의 55.1보다 악화했다. 이 지표는 서비스업종의 경기 심리를 가늠할 수 있다. 기준선인 50을 넘긴 했지만 올 들어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전날 나온 2월 구인 건수도 급감했다. 미 노동부는 구인·이직 보고서(JOLTs)를 통해 2월 구인 건수가 993만 건으로 전월(1056만 건) 대비 63만 건 줄었다고 발표했다. 월간 구인 건수가 1000만 건을 밑돈 것은 2021년 5월(948만 건) 이후 21개월 만이다.
Fed가 주목하는 실업자 한 명당 구인 건수 배율은 전월 1.9배에서 1.7배로 줄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전(1.2배)보다는 높지만 2021년 10월 이후 가장 낮다. 구인 건수 배율은 실업자 한 명이 구할 수 있는 일자리 수의 비율이다. 이 수치가 떨어진다는 건 노동수요가 공급 대비 과열된 현상이 완화되고 있다는 의미다. 제나디 골드버그 TD증권 선임전략가는 “고용시장이 긴축 상황에 반응한 첫 번째 징후”라며 “일자리가 예상보다 빠르게 줄었다”고 평가했다.
고용지표가 공개되자 투자자들은 안전자산으로 몰렸다. 경기가 침체될 것이라는 두려움이 커졌기 때문이다. 금 선물가격은 4일 온스당 2042달러 선까지 오르며 사상 최고치(온스당 2069.40달러)에 근접했다. 이날 장 초반 연 4%를 넘었던 2년 만기 국채 금리는 고용 지표 발표 후 확 떨어져 연 3.84%로 마감했다. 10년 만기 국채 금리도 연 3.43%에서 3.35%로 하락했다. 국채 금리 하락은 국채 가격이 올랐다는 의미다.
고용 둔화는 시장이 기다렸던 현상이다. Fed가 고용시장 과열이 유지되는 한 기준금리 인상을 멈추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했기 때문이다. 고용시장이 뜨거우면 가계의 소비 여력이 유지되고, 인플레이션이 잡히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지난달 은행 위기가 발생하며 상황이 바뀌었다. 글로벌 채권운용사 핌코는 “은행권의 변동성으로 신용경색이 심화될 전망”이라며 “더 빠르고 깊은 경기 침체의 위험이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앤드루 헌터 캐피털이코노믹스 미국담당 수석이코노미스트는 “2월 구인 건수 급감은 지난달 은행 위기 이전부터 노동 수요가 냉각됐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Fed의 긴축 사이클이 거의 끝났다고 볼 만한 근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주 공개될 다른 경제지표들을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론도 만만치 않다. 가장 중요한 건 오는 7일 미 노동부가 공개할 3월 고용 보고서다. 비농업 부문 신규 고용자 수와 실업률 등이 발표된다. 이코노미스트는 지난달 비농업 부문 신규 고용자가 24만 명으로 전월(31만1000명) 대비 줄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실업률은 전월과 동일한 3.6%로 추정했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
○고용 둔화 신호에 금 사상 최고치 근접
5일 미국 고용 분석업체인 ADP는 3월 비농업 부문 신규 고용이 14만5000건 증가했다고 밝혔다. 전문가의 예상치인 21만 건은 물론 전월의 26만1000건을 크게 밑돈다. ADP 고용 수치는 통상 미 노동부의 고용보고서가 나오기 전 발표해 선행지표로 여겨진다.미국 공급관리협회(ISM)가 이날 발표한 지난달 비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도 51.2로 시장 예상치(54.5)를 크게 밑돌았다. 전월의 55.1보다 악화했다. 이 지표는 서비스업종의 경기 심리를 가늠할 수 있다. 기준선인 50을 넘긴 했지만 올 들어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전날 나온 2월 구인 건수도 급감했다. 미 노동부는 구인·이직 보고서(JOLTs)를 통해 2월 구인 건수가 993만 건으로 전월(1056만 건) 대비 63만 건 줄었다고 발표했다. 월간 구인 건수가 1000만 건을 밑돈 것은 2021년 5월(948만 건) 이후 21개월 만이다.
Fed가 주목하는 실업자 한 명당 구인 건수 배율은 전월 1.9배에서 1.7배로 줄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전(1.2배)보다는 높지만 2021년 10월 이후 가장 낮다. 구인 건수 배율은 실업자 한 명이 구할 수 있는 일자리 수의 비율이다. 이 수치가 떨어진다는 건 노동수요가 공급 대비 과열된 현상이 완화되고 있다는 의미다. 제나디 골드버그 TD증권 선임전략가는 “고용시장이 긴축 상황에 반응한 첫 번째 징후”라며 “일자리가 예상보다 빠르게 줄었다”고 평가했다.
고용지표가 공개되자 투자자들은 안전자산으로 몰렸다. 경기가 침체될 것이라는 두려움이 커졌기 때문이다. 금 선물가격은 4일 온스당 2042달러 선까지 오르며 사상 최고치(온스당 2069.40달러)에 근접했다. 이날 장 초반 연 4%를 넘었던 2년 만기 국채 금리는 고용 지표 발표 후 확 떨어져 연 3.84%로 마감했다. 10년 만기 국채 금리도 연 3.43%에서 3.35%로 하락했다. 국채 금리 하락은 국채 가격이 올랐다는 의미다.
고용 둔화는 시장이 기다렸던 현상이다. Fed가 고용시장 과열이 유지되는 한 기준금리 인상을 멈추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했기 때문이다. 고용시장이 뜨거우면 가계의 소비 여력이 유지되고, 인플레이션이 잡히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지난달 은행 위기가 발생하며 상황이 바뀌었다. 글로벌 채권운용사 핌코는 “은행권의 변동성으로 신용경색이 심화될 전망”이라며 “더 빠르고 깊은 경기 침체의 위험이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美 5월 금리 동결 확률↑
시장은 Fed가 5월부터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4일 시카고선물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날 오후 11시30분 기준 다음달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가 동결될 확률은 57.9%로 집계됐다. 0.25%포인트 인상될 확률은 42.1%였다. 전날에는 0.25%포인트 인상 확률이 57.2%, 동결이 42.8%였으나 하루 만에 반전됐다.앤드루 헌터 캐피털이코노믹스 미국담당 수석이코노미스트는 “2월 구인 건수 급감은 지난달 은행 위기 이전부터 노동 수요가 냉각됐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Fed의 긴축 사이클이 거의 끝났다고 볼 만한 근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주 공개될 다른 경제지표들을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론도 만만치 않다. 가장 중요한 건 오는 7일 미 노동부가 공개할 3월 고용 보고서다. 비농업 부문 신규 고용자 수와 실업률 등이 발표된다. 이코노미스트는 지난달 비농업 부문 신규 고용자가 24만 명으로 전월(31만1000명) 대비 줄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실업률은 전월과 동일한 3.6%로 추정했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