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가 2026년 세계 시장에서 전기차를 100만 대 이상, 2030년 160만 대를 판매하겠다는 목표를 공개했다. 1년 전 제시한 계획보다 각각 25%, 33% 끌어올린 공격적 목표다. 지난해 ‘2030년 187만 대’ 판매를 내건 현대자동차와 합치면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판매 목표는 347만 대로 대폭 늘어난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세계 자동차 판매 3위에 오른 데 이어 전기차 분야에서도 ‘글로벌 톱3’로 도약하겠다는 구상이다.

기아는 5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2023 최고경영자(CEO) 인베스터 데이’를 열고 중장기 사업 전략과 재무 목표를 발표했다. 송호성 기아 사장은 “지속 가능한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으로 나아가기 위해 기아의 브랜드 정체성을 더욱 강화하고, 혁신 비즈니스 모델 실행 체계를 구축하겠다”고 했다.

작년 15만8000대였던 전기차 판매량은 2026년 100만5000대, 2030년 160만 대로 늘린다. 한국 북미 중국 유럽 등 주요 지역에서 전기차 판매 비중은 올해 11%에서 2030년 52%로 끌어올린다. 다음달 출시 예정인 전기차 플래그십 모델 EV9을 비롯해 2027년까지 15개 전기차 풀 라인업을 갖춰 판매를 이끈다는 전략이다. 전체 자동차 판매량은 2030년 430만 대로 작년 목표치보다 7.5%(30만 대) 늘려 잡았다.

미국에서 생산한 전기차에만 보조금을 주는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대응해 북미 현지 생산을 강화한다는 계획도 내놨다. 송 사장은 “미국 공장에서 최대 다섯 개 차종의 전기차를 생산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현지 배터리 생산 체계도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기아는 2030년 영업이익 16조원, 영업이익률 10%를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올해부터 2027년까지 약 32조원을 투자한다.

빈난새/김일규 기자 binthe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