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가 미국 고용 시장의 둔화 조짐에 하락 출발했다.

5일(미 동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오전 10시 현재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26.66포인트(0.38%) 상승한 33,529.04를 기록 중이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1.44포인트(0.04%) 하락한 4,099.16을, 나스닥지수는 전장보다 55.57포인트(0.46%) 떨어진 12,070.75를 나타냈다.

투자자들은 고용과 관련된 경제 지표를 주시했다.

이날 미국의 민간 고용 정보업체 ADP는 3월 민간 부문 고용이 직전 달보다 14만5천 명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인 21명 증가보다 크게 낮으며, 전월(26만1천 명 증가)에 비해서도 증가세가 훨씬 더뎌진 수준이다.

미국 노동부는 전일 구인·이직 보고서를 통해 지난 미국의 지난 2월 채용공고가 990만건으로 집계됐다고 전했다.

채용공고가 1천만 건 이하로 떨어진 것은 2021년 5월 이후 거의 2년 만에 처음이었다.

고용과 관련된 지표가 연속적으로 부진하면서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증폭했다.

ADP의 넬라 리처드슨 수석 경제학자는 3월 고용 지표에 대해 "미국 경제가 둔화하고 있음을 시사하는 신호를 보낸다"며 "기업들은 그간의 빠른 채용에서 물러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장 참가자들은 오는 7일에 발표되는 미국 노동부의 3월 비농업 부문 고용보고서에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뜨거웠던 미국 노동 시장의 열기가 식고 있는 와중에 긴축에 대한 우려도 이어졌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추가적인 금리 인상을 단행하거나 최소한 현재 수준의 높은 금리를 당분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전일 뉴욕에서 한 연설에서 미국 은행권의 혼란이 억제됐다는 신호가 보이는 만큼 중앙은행은 금리를 더 올릴 수 있음을 시사했다.

그는 "인플레이션을 2%까지 지속적으로 낮추고 인플레이션 기대를 고정하기 위해 통화정책은 올해 좀 더 제약적인 영역으로 움직일 것"이라며 "연방기금금리가 5%를 웃돌고 실질 연방기금금리도 당분간 플러스(+) 영역에서 머물 것"이라고 말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에 따르면 연방기금 금리 선물 시장 참가자들의 약 41%는 다가오는 5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연준이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전망했다.

S&P500지수 내 헬스, 유틸리티, 필수소비재, 부동산 등의 업종이 상승했다.

기술, 통신, 금융, 자재 등의 업종은 하락했다.

종목별로는 존슨앤존슨(J&J)의 주가가 약 3% 올랐다.

존슨앤존슨은 자사의 베이비 파우더에 있는 탈크제 분말이 암을 유발한다고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한 원고들에게 89억 달러(약 11조6천억 원)의 합의금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페덱스는 조직 개편과 배당금 인상 계획을 발표했다.

페덱스의 주가는 2%가량 올랐다.

한편 파산 위기에 놓인 배드베스앤드비욘드의 주가는 4%가량 하락했다.

힐코 글로벌이 배드베스앤드비욘드의 재고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최대 1억2천만 달러의 제품을 구매하겠다고 밝혔으나 회사에 대한 불안으로 주가는 오히려 내렸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투자심리를 저해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투자정보기업 바이탈 놀리지의 애덤 크리스풀리 창립자는 "경기 침체와 경착륙에 대한 우려가 시장의 화두가 되면서 시장은 불안한 모습을 나타냈다"고 설명했다.

모건스탠리 자산운용의 최고투자책임자(CIO)인 리사 샬렛은 "주식 시장이 금리 전망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는 점은 시장이 상당히 근시안적이었다는 점을 드러낸다"고 지적했다.

유럽증시는 혼조세를 나타냈다.

독일 DAX지수는 0.49% 내렸고, 영국 FTSE지수는 0.44% 올랐다.

프랑스 CAC 지수는 0.28% 하락했고, 범유럽지수인 STOXX600 지수는 0.3% 내렸다.

국제유가는 소폭 하락했다.

5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보다 0.9% 내린 배럴당 80.52달러에, 6월물 브렌트유 가격은 전장보다 0.8% 하락한 배럴당 84.25달러를 기록했다.

뉴욕증시, 고용 둔화 조짐 속 혼조 출발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