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의 대출과 주식투자가 지난해 동반 감소했다. 고금리에 주가 하락이 겹치면서 대출을 받아 주식 등에 투자하는 이른바 ‘빚투’ 열풍이 사그라든 결과다.

6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2년 자금순환’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순자금운용 규모는 39조2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87조9000억원에 비해 48조7000억원 줄었다. 순자금운용은 지난해 예금과 주식투자 등 자금운용액에서 대출 등 조달액을 뺀 수치다.

가계와 비영리단체의 순자금운용 규모는 2021년 146조9000억원에서 작년 182조8000억원으로 증가했다. 주식 투자와 예금 등이 줄었지만 은행 대출 등이 더 큰 폭으로 감소해서다.

금융회사 차입 규모는 2021년 189조6000억원에서 지난해 66조8000억원으로 64.7% 줄었다. 지분증권 및 투자펀드 운용액은 95조9000억원에서 18조6000억원으로 80.6% 급감했다. 대출 금리가 크게 올라 차입에 따른 부담이 커진 데다 주가가 하락해 주식투자의 유인이 줄어들어 빚투가 급감한 것으로 분석된다.

개인과 비영리단체의 작년 말 기준 주식 잔액은 982조2000억원으로 집계됐다. 2021년 1134조1000억원에 비해 13.4% 줄었다. 주식 투자 감소와 주가 하락으로 인한 평가액 하락이 동시에 영향을 준 것으로 파악된다. 작년 말 주식 잔액 규모는 코로나19로 유동성 공급이 확대된 2020년 말 985조2000억원보다도 적은 수준이다.

가계의 금융자산 구성에서도 주식 비중이 20.8%에서 17.8%로 크게 줄었다. 한은 관계자는 “역대 가장 큰 주식 비중 하락”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예금 비중은 41.0%에서 43.5%로 증가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