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6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정상회담을 진행했다. 미국과 중국의 디커플링(decoupling·탈동조화) 속에서 중국과 유럽의 관계 개선,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접점 찾기 등을 논의했다.

6일 중국 관영 CCTV에 따르면 시 주석은 "마크롱 대통령의 방중이 중·유럽 관계 발전에 새로운 동력을 불어넣고 새로운 분위기를 가져 올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날 세계는 심각한 역사의 변화를 겪고 있다"며 미국 중심의 대중국 포위망 구축 움직임을 암시했다.

그는 "중국과 프랑스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이자 독립적·자주적인 전통을 가진 대국이면서 세계 다극화, 국제관계 민주화의 확고한 추진자"라면서 "진정한 다자주의 실천 등을 위해 협력할 능력과 책임이 있다"고 강조했다. 미·중 관계가 표류하는 상황에서 프랑스를 대유럽 및 서방 관계 개선의 발판으로 삼기 위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이에 마크롱 대통령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서 중국의 역할론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은 국제사회 질서에 타격을 줬다"며 "러시아가 이성을 되찾게 하고 모두를 협상으로 돌아오게 하는 데 있어 중국을 의지할 수 있다는 것을 안다"고 말했다. 더불어 이어진 회담에서 마크롱 대통령은 러시아에 대한 중국의 무기 지원에 반대한다는 점을 강조했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이날 마크롱 대통령은 2017년 대통령 취임 후 3번째로 중국을 찾았다. 두 정상은 지난해 11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정상회담을 한지 약 5개월 만에 다시 만났다. 마크롱의 이번 국빈 방중에는 에어버스, 알스톰,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 프랑전력공사(EDF) 등 프랑스 주요 기업 최고경영자(CEO) 50∼60명이 동행했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