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까운 다리 가달라"는 승객…택시기사 '촉' 생명 구했다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새벽 1시 술 취해 택시 탄 승객
"가까운 강으로 가주세요, 힘들어요"
경찰 신고→난간 붙잡은 승객 구해
"가까운 강으로 가주세요, 힘들어요"
경찰 신고→난간 붙잡은 승객 구해

5일 교통사고 전문 한문철 변호사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한문철 TV'에는 '남한강 다리로 향한 택시 승객과 차마 그냥 돌아오지 못한 택시 기사'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영상의 제보자이자 택시 기사인 A씨는 지난달 26일 새벽 1시께 충북 충주시에서 한 남성 손님 B씨를 태웠다. 당시 술에 취해 있던 B씨는 "가까운 강, 다리 있는 데로 가 달라"고 말했다. A씨가 "뭐 하러 가시는 거냐"고 묻자 B씨는 "그냥 기분이 안 좋아서 뛰면서 산책 좀 하려고 한다"고 답했다.

목적지에 도착한 A씨는 "뭐 다른 나쁜 생각하시는 거 아니죠?"라고 B씨를 내려줬다. 이때만 해도 B씨는 "극단 선택 무서워서 못 해요. 어떻게 해요"라고 천연덕스럽게 대답했다.
B씨를 내려주고 다시 갈 길을 가던 A씨는 불안한 마음을 떨칠 수 없었다. 결국 112에 전화를 건 A씨는 "혹시 몰라서 신고 한번 드리려고 한다. '힘들다고 살아서 뭐 해요'라고 얘기를 하는데, 좀 찝찝해서 전화했다"면서 당시 상황을 전했다.

경찰이 도착해서도 난간의 턱에서 내려오지 않은 B씨는 경찰과 A씨의 설득 끝에 내려왔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A씨에게 "기사님이 한 사람 살리신 것"이라고 감사를 표했다고 한다. 이후 경찰은 B씨를 정신건강복지센터에 인계해 상담 치료를 받을 수 있게 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으면 자살 예방 상담전화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 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 9191, 청소년 전화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 개' 어플, 카카오톡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