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화 앞둔 '아일리아' 시밀러 시장…투여특허·신약 등장 변수
습성 황반변성 치료 블록버스터(연매출 10억달러 이상 의약품) ‘아일리아’의 물질특허 만료가 두 달 앞으로 다가왔다. 이에 따라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시장 개화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시장 선점을 위해 개발사와 특허 합의를 진행하거나, 한발 앞서 고용량 제제를 개발하는 등 국내 기업들도 공을 들이고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아일리아의 미국 물질특허는 오는 6월 만료될 예정이다. 미국 리제네론의 황반변성 및 당뇨병성 황반부종 치료제 아일리아의 지난해에 13조40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같은 기전의 루센티스는 한 달에 한번 투여해야 한다. 아일리아는 최대 16주까지 투여 주기를 연장할 수 있어 보다 많은 환자들의 선택을 받고 있다.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 개발에 뛰어든 국내 기업은 셀트리온 삼성바이오에피스 삼천당제약 알테오젠 등이 있다.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은 지난달 열린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현재 중점적으로 보고 있는 제품이 아일리아”라며 “안구에 직접 주사해야 하기 때문에 환자들이 무척 힘들고 고통스러운만큼 램시마SC처럼 바이오베터(바이오의약품 개량신약)로 개발할 생각이 있다”고 말했다.

셀트리온은 지난 3일 아일리아 시밀러 ‘CT-P42’ 임상 3상 결과를 공개했다. 연내 미국과 유럽 등에서 허가를 신청할 예정이다. 고용량 제형에 대해서도 개발에 들어갔다. 아직 초기 단계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오는 6월 27일까지 아일리아 고용량 제형에 대한 승인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지난해 아일리아 시밀러의 임상을 종료하고 현재 허가 신청을 준비 중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루센티스 바이오시밀러도 개발해 판매 중이다. 아일리아 시장이 루센티스보다 3~4배 가량 크지만 ‘충성고객’을 놓치지 않겠다는 전략이다. 아일리아 유통은 루센티스와 마찬가지로 바이오젠이 맡는다. 루센티스 시밀러로 미리 파악해 놓은 황반변성 치료제 시장에서 아일리아 시밀러도 공급해 시너지 효과를 내겠단 취지다.

삼천당제약도 3상을 통해 아일리아와의 동등성을 확보했다. 알테오젠은 3상을 진행하고 있다. 국내 기준 아일리아의 약가는 약 70만원이다. 복제약은 통상 오리지널 의약품 대비 가격이 20~30% 가량 저렴하다. 때문에 더 많은 환자들에게 치료 기회가 생길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기한이 남아있는 투여특허와 신약 ‘바비스모’의 등장은 아일리아 시밀러 시장 활성화에 변수로 꼽힌다. 아일리아는 물질특허 외에도 8주 간격 투약에 대한 투여특허를 갖고 있다. 미국 물질특허는 올해 6월 만료되지만, 투여특허는 2032년까지다. 이를 회피하지 못하면 상업화가 어렵게 된다.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에피스, 마일란 등은 투여특허 무효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시밀러 개발사들과 리제네론 간 합의를 위한 물밑 접촉도 일어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앞서 서정진 회장은 “현재 특허 이슈를 해결하기 위해 협상 중”이라고 발언했다.

로슈의 바비스모는 안과질환 최초의 이중항체다. 지난해 2월 FDA에서 습성 황반변성 치료제로 승인받았다. 바비스모는 4개월 간격으로 투약하면 돼 8주인 아일리아 시장을 위협하고 있다.

바이오시밀러 기업 관계자는 “아일리아는 출시된 지 10년이 넘은 치료제인만큼, 효능 및 안전성이 입증돼 안정적으로 시장을 공략할 수 있다”며 “바비스모의 안전성 부분 등도 주의깊게 보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남정민 기자 peux@hankyung.com

**이 기사는 바이오·제약·헬스케어 전문 사이트 <한경 BIO Insight>에 2023년 4월 6일 10시 59분 게재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