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세안+3 거시경제조사기구(AMRO)가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7%로 제시했다. 지난 1월 예상치 보다 0.2%포인트 내렸다. 중국의 경기 회복이 지연되면서 수출이 타격을 입을 것이란 관측에서다.

AMRO는 아세안 10개국과 한국 중국 일본 등의 경제 전망을 담은 보고서를 6일 발표했다. AMRO는 아세안+3의 경제 동향을 점검하고 회원국의 경제 안정을 지원하는 국제기구다.

AMRO는 약화한 대외 수요에 따른 수출 감소 가능성을 고려해 올해 한국 경제가 1.7%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3개월 전인 지난 1월에는 1.9% 성장을 예상했다.

올해 한국의 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종전 3.0%에서 3.3%로 상향 조정했다. 내년엔 2.2%로 둔화할 것이란 관측이다.

아세안+3 지역 경제는 올해 관광 등 서비스 부문 회복에 힘입어 4.6%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 지역의 인플레이션 전망치는 4.7%로 1년 전(6.5%)보다 둔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AMRO는 지역경제 전망과 관련된 불확실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단기적 하방 요인으로는 국제 에너지 가격의 재상승, 급격한 미국 경기 둔화, 중국 경기 회복 지연 등을 제시했다.

중기적으로는 미중 갈등 확대에 따른 세계 경제의 분절화 심화, 장기적으로는 기후변화 등을 지역경제의 위험 요인으로 지목했다.

AMRO 측은 "대부분의 지역 내 국가들이 긴축적 재정 정책을 취하고 있으나 취약 계층과 부문에 대한 선별적 지원은 여전히 필요하다"고 했다. 이어 "효율적인 자원 배분과 재정 개혁 등을 통해 재정 건전성을 높여야 하지만 경기 하방 위험이 현실화하면 정책 기조를 전환할 준비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허세민 기자 se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