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의 지분 투자를 받은 미국 대화형 인공지능(AI) 스타트업 앤스로픽이 ‘마이크로소프트(MS)·오픈AI 동맹’의 대항마로 부상했다. ‘클로드’라는 대화형 AI를 개발 중인 이 회사는 오픈AI의 챗GPT에 맞설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대규모 투자 유치를 준비 중이다.

미국의 정보기술(IT) 전문 매체 테크크런치는 7일 앤스로픽이 오픈AI에 맞서 12개 이상의 비즈니스에 진출하기 위해 향후 2년간 50억달러(약 6조6000억원)의 투자 유치에 나선다고 보도했다. 앤스로픽은 챗GPT보다 10배 더 많은 기능을 갖춘 프런티어 모델(가칭 클로드넥스트)을 구축하고 있다. 테크크런치는 이 작업을 위해 향후 18개월 동안 10억달러가 필요할 것으로 추산했다.

앤스로픽은 작년 말 베타 버전에 이어 이달 초 대화형 AI 클로드를 내놓았다. 지난달엔 구글에 전체 지분의 10%가량을 넘기며 3억달러의 투자를 유치했다. 이 회사의 누적 투자 유치 금액은 13억달러다.

업계에서는 앤스로픽이 구글 AI 비즈니스의 선봉장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오픈AI가 AI 서비스를 개발하고 MS가 이를 활용해 AI를 접목한 업무 도구를 내놓는 형태의 협업이 이뤄질 것이란 관측이다. MS는 최근 제휴한 오픈AI에 100억달러의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고, 자사 검색엔진인 빙에 챗GPT를 적용했다.

앤스로픽은 오픈AI 창립자 그룹의 일원이던 대니엘라·다리오 애머데이 남매가 2021년 설립한 스타트업이다. 이들이 개발 중인 프런티어 모델은 이메일에 응답하고, 연구를 수행하고, 예술 작품을 창작하는 등 다양한 역할을 할 수 있다. 앤스로픽 측은 자사 AI와 챗GPT의 차이점과 관련해 “우리가 ‘헌법적 AI’라고 부르는 자가 훈련 기술을 도입했다”며 “유해한 결과물을 훨씬 더 잘 걸러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