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외환위기 후 첫 반도체 감산…"R&D 투자는 확대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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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고 30조' 부담에 인위적 감산…"하반기 업황 반등"
반도체 물량 6개월치 쌓여
D램 고정거래가 1년새 반토막
공급량 감소 후 재고 줄어들면
구매 증가→가격 반등 '선순환'
"30% 수준 감산해야 의미 있어"
삼성 "클린룸 등 인프라 투자 지속"
AI 발달로 인한 미래 수요 대비
반도체 물량 6개월치 쌓여
D램 고정거래가 1년새 반토막
공급량 감소 후 재고 줄어들면
구매 증가→가격 반등 '선순환'
"30% 수준 감산해야 의미 있어"
삼성 "클린룸 등 인프라 투자 지속"
AI 발달로 인한 미래 수요 대비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앞줄 왼쪽)이 7일 삼성전자 경기 평택캠퍼스를 방문해 경계현 삼성전자 DS(디바이스솔루션)부문 사장(오른쪽)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추 부총리는 “대한민국의 미래, 경제, 산업을 위해 반도체 초격차 확보를 전폭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기획재정부 제공](https://img.hankyung.com/photo/202304/AA.33112675.1.jpg)
삼성전자가 7일 배포한 ‘1분기 잠정실적 설명자료’에 적혀 있는 감산의 이유다. 에둘러 표현했지만 “반도체 재고가 많이 쌓여 상황이 녹록지 않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삼성전자는 지난 6~7개월간 반도체 재고는 불어나는데 가격은 급락하는 최악의 시기를 보냈다.
○눈덩이처럼 불어난 재고
![삼성, 외환위기 후 첫 반도체 감산…"R&D 투자는 확대할 것"](https://img.hankyung.com/photo/202304/AA.33113131.1.jpg)
감산을 공식화한 건 반도체 재고가 눈덩이처럼 불어난 탓이다. 지난해 말 기준 삼성전자 DS(디바이스솔루션)부문의 재고자산은 29조576억원에 달했다. 약 5~6개월 동안 생산하지 않고도 고객 주문에 대응할 수 있는 수준이다. 1년 전인 2021년 말(16조4551억원) 대비 76.6% 급증했다.
○주요 주주도 삼성에 ‘감산’ 압박
기업 입장에선 재고가 쌓여도 가격이 오를 것이란 확신이 있으면 버틸 수 있다. 하지만 현재 메모리 반도체 시장 상황은 반대다.기업 간 대량 거래 때 활용되는 D램 고정거래가격은 지난해 초 3.41달러에서 올 3월 1.81달러로 하락했다. 낸드플래시 고정거래가격도 2022년 5월 4.81달러에서 지난달 3.93달러로 내려왔다. 올해 2분기 전망도 긍정적이지 않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2분기 D램 평균판매단가(ASP)는 전 분기 대비 10~15% 하락할 전망이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향후 두세 분기 동안 가격이 더 떨어질 것이란 예상이 우세했다”며 “가격이 떨어지면 재고자산 ‘평가손실’이 불어나 부담이 커진다”고 말했다.
○“하반기 업황 반등 기대”
시장에선 삼성전자가 어느 정도 강도로 감산할지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김양재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이미 라인 재조정, 연구개발용 웨이퍼 투입 등을 통해 15~20% 정도의 감산 효과를 거두고 있다”며 “25~30% 정도의 감산이 이뤄져야 삼성전자가 말한 ‘의미 있는 수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마이크론은 지난해 9월 ‘20% 감산’을 공식화했다. SK하이닉스는 ‘30% 안팎’ 수준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업황 반등 시기가 하반기로 당겨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지난해 4분기 기준 D램 시장의 45.1%, 낸드플래시의 33.8% 점유율을 기록한 삼성전자가 공급량을 줄이기로 한 만큼 ‘공급량 감소→재고 감소→구매 증가→가격 반등’ 순으로 시장이 개선될 것이란 얘기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올 하반기 메모리 업황이 바닥을 찍을 것이란 기대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중장기적인 관점의 인프라·연구개발(R&D) 투자는 오히려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인공지능(AI) 기술의 발달로 반도체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황정수/김익환 기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