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만남의광장 휴게소에서 히치하이킹을 시도하는 외국인 관광객.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서울 만남의광장 휴게소에서 히치하이킹을 시도하는 외국인 관광객.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서울에서 부산까지 '히치하이킹(지나가는 차량을 얻어타는 것)'을 시도했다가 실패한 외국인 커플이 한국을 인종차별 국가로 비난하다 역풍을 맞았다.

9일 다수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한 외국인 커플이 무리한 히치하이킹을 시도했다는 글이 공유됐다. 슬로베니아에서 한국으로 여행 온 이들은 서울 만남의광장 휴게소에서 '부산→'이라고 쓰인 종이를 들고 히치하이킹을 시도하는 영상을 동영상 플랫폼 '틱톡'에 공유했다.

이들은 5시간에 걸쳐 시도했지만, 결국 히치하이킹에 실패했다. 이들 커플은 "버스를 3번 갈아타고 7시간이나 걸려 부산에 갔다"며 "최악의 히치하이킹 경험이었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그러면서 "부산 방향으로 가는 많은 차들이 그대로 지나쳤다"며 "한국은 인종차별이 심한 나라"라고 비판했다.

부산에 도착한 뒤에도 이들 커플은 "벚꽃 풍경이 아름답지 않다", "콘크리트 빌딩만 가득하고 지루하다" 등의 게시물을 올렸다. 이들은 콘텐츠 편집 등으로 경비를 조달하며 세계여행에 도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영상을 본 국내 누리꾼들은 "한국에는 '히치하이킹' 문화가 없다", "교통비 아끼려다 실패하고는 트집만 잡는다" 등 비판을 쏟아냈다. 해외 누리꾼들도 "한국은 대중교통이 잘 갖춰져 히치하이킹을 하지 않는 나라다", "로마에서는 로마법을 따르라" 등의 반응을 보였다.

일각에서는 이들이 한국인이 호의를 베풀기를 바라고 자신들의 돈을 쓰지 않는다는 점을 지적하며 '베그패커(beg packer)'라고 꼬집었다. 베그패커는 구걸(beg)과 배낭여행객(backpacker) 영어단어의 합성어로, 동양인의 호의에 기대 구걸이나 물건 판매 등을 통해 비용을 마련하는 백인 여행객을 일컫는다.

누리꾼들 비판이 이어지자 현재 이들 커플의 틱톡 계정은 삭제된 상태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