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군사격장 훈련 30개월 만에 재개…"주민 단체 협조키로"
군사격장 훈련 재개에 반발해온 경북 포항 주민단체가 이번 달 훈련 재개에는 협조하기로 했다.

9일 해병대와 포항시 등에 따르면 포항 장기면개발자문위원회는 지난 8일 해병대 측과 협의한 끝에 이번 달 포항 장기면 수성사격장 훈련을 막지 않기로 했다.

장기면개발자문위원회는 지난 3일 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국방부는 주민들과 협의 없이는 수성사격장에서 사격훈련을 하지 않겠다고 했으나 지난 30일 장기면 전체 주민과 소통 없이 대표성을 잃어버린 반대위와 사격훈련 재개를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며 "주민과 합의 없이 체결한 민군 양해각서는 원천 무효"라며 반발했다.

이 단체는 수성사격장 주변을 봉쇄하는 집회를 열어 해병대 사격훈련을 막을 방침이었다.

그러나 해병대 측이 다음 훈련까지 민관군협의체를 구성하고 개발자문위와도 문제를 논의하겠다는 뜻을 밝힘에 따라 집회를 열지 않기로 했다.

이에 따라 해병대 1사단은 10일부터 28일까지 수성사격장에서 박격포, 전차 등을 이용한 사격훈련을 할 예정이다.

해병대 1사단 관계자는 "사격 전에는 헬기를 이용한 살수·소방차 현장대기 등 산불 예방대책을 강구하고 전차와 차량, 병력 등 이동 시 발생할 수 있는 교통 및 주민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안전 통제반을 운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1965년 포항시 남구 장기면 수성리에 조성된 수성사격장은 해병대, 육군, 방위산업체 등이 사용해왔다.

그러나 2020년부터 주한미군 아파치헬기 사격이 시작되자 주민들은 소음 진동에 따른 피해가 커졌다며 헬기 사격훈련 중단과 사격장 폐쇄·이전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이에 따라 군은 2020년 10월 이후 현재까지 수성사격장에서 훈련하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방부는 지난달 30일 장기면 주민으로 구성된 '포항 수성사격장 반대대책위원회'와 수성사격장에서 해병대 사격훈련 재개, 민관군협의체 구성 노력 등을 담은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이에 장기면 주민으로 구성된 또 다른 단체인 장기면개발자문위원회가 반발하면서 장기면에서는 주민 간 갈등이 빚어졌다.

포항 군사격장 훈련 30개월 만에 재개…"주민 단체 협조키로"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