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베이조스에 영감 준 'SF 거장' 단편 전집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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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인라인, 아작 출판사서 출간
“실리콘밸리 거물들을 이해하려면 그들의 서재를 보라.”
2019년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공상과학소설(SF)이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이들에게 지울 수 없는 흔적을 남겼다”며 이렇게 썼다. 그중에서 가장 눈에 띄는 SF 소설가는 로버트 A 하인라인(1907~1988)이다. 테슬라 창업자 일론 머스크와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는 공통으로 하인라인의 1966년 소설 <달은 무자비한 밤의 여왕>에서 큰 영향을 받았다고 말한다. ‘공짜 점심은 없다’란 말을 처음 만들어낸 이 책은 개인의 자유를 최우선에 두는 자유지상주의적 사고관, 기술에 대한 낙관주의, 우주 개척 정신 등을 설파하며 실리콘밸리 기업가들을 매료시켰다.
하인라인이 평생 쓴 중단편 59편을 모은 10권짜리 전집(사진)이 최근 아작출판사를 통해 국내 출간됐다. 이 중 40편은 국내 초역이다. 하인라인은 아서 C 클라크, 아이작 아시모프와 함께 ‘세계 3대 SF 거장’으로 꼽힌다. 한국에선 장편소설 <스타십 트루퍼스>로 유명하다. 밀리터리 SF의 효시가 된 작품이다. 병사들이 입는 강화복은 게임 ‘스타크래프트’를 비롯해 수많은 SF 작품에 영향을 줬다.
전집에 담긴 중단편은 하인라인의 32편 장편만큼이나 그의 작품관을 이해하는 데 중요하다. ‘미래사(史)’ 시리즈이기 때문이다. 하인라인이 1939~1941년, 1945~1950년에 쓴 소설 대부분이 이 시리즈로 묶인다. 그의 소설을 실었던 SF 잡지 ‘어스타운딩 사이언스 픽션’의 편집자 존 캠벨이 등장인물과 사건 등을 일부 공유하는 이야기에 미래사란 이름을 붙였다. 시리즈는 20세기 중반에서 23세기 초까지 인류가 직면한 일들을 그린다. 이 기간 인류는 3차 세계대전을 극복하고 원자력을 발판 삼아 우주 진출에 성공한다.
아시모프와 클라크가 각각 철학적 질문과 미래에 대한 상상에 천착했다면, 하인라인은 가까운 미래를 무대로 현실적인 이야기에 집중했다. 외계인은 잘 등장하지 않는다. 대신 과학과 기술의 발전, 우주 진출에 따라 인류의 정치와 문화, 사회가 어떻게 바뀔지를 탐구했다. 전집 첫권에 실린 ‘달을 파는 사나이’가 그런 예다. 달에 먼저 도착해 달을 상업화하고 싶은 야심 찬 기업가의 이야기를 그린다. 머스크와 베이조스 등 실리콘밸리 기업가들이 민간 우주 회사를 세워 경쟁하는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
하인라인은 해군 복무 후 1939년 첫 단편 ‘생명선’을 발표하며 SF 작가로 데뷔했다. SF계 노벨상인 ‘휴고상’을 네 번 받았다. 자유를 중시하고 개척 정신을 강조해 마크 트웨인처럼 ‘미국적인 작가’로 꼽힌다. 번역에 참여한 SF 소설가 김창규 씨는 작품해설에서 “하인라인의 미래사는 미국식 개척과 탐험과 확장의 역사”라고 했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
2019년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공상과학소설(SF)이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이들에게 지울 수 없는 흔적을 남겼다”며 이렇게 썼다. 그중에서 가장 눈에 띄는 SF 소설가는 로버트 A 하인라인(1907~1988)이다. 테슬라 창업자 일론 머스크와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는 공통으로 하인라인의 1966년 소설 <달은 무자비한 밤의 여왕>에서 큰 영향을 받았다고 말한다. ‘공짜 점심은 없다’란 말을 처음 만들어낸 이 책은 개인의 자유를 최우선에 두는 자유지상주의적 사고관, 기술에 대한 낙관주의, 우주 개척 정신 등을 설파하며 실리콘밸리 기업가들을 매료시켰다.
하인라인이 평생 쓴 중단편 59편을 모은 10권짜리 전집(사진)이 최근 아작출판사를 통해 국내 출간됐다. 이 중 40편은 국내 초역이다. 하인라인은 아서 C 클라크, 아이작 아시모프와 함께 ‘세계 3대 SF 거장’으로 꼽힌다. 한국에선 장편소설 <스타십 트루퍼스>로 유명하다. 밀리터리 SF의 효시가 된 작품이다. 병사들이 입는 강화복은 게임 ‘스타크래프트’를 비롯해 수많은 SF 작품에 영향을 줬다.
전집에 담긴 중단편은 하인라인의 32편 장편만큼이나 그의 작품관을 이해하는 데 중요하다. ‘미래사(史)’ 시리즈이기 때문이다. 하인라인이 1939~1941년, 1945~1950년에 쓴 소설 대부분이 이 시리즈로 묶인다. 그의 소설을 실었던 SF 잡지 ‘어스타운딩 사이언스 픽션’의 편집자 존 캠벨이 등장인물과 사건 등을 일부 공유하는 이야기에 미래사란 이름을 붙였다. 시리즈는 20세기 중반에서 23세기 초까지 인류가 직면한 일들을 그린다. 이 기간 인류는 3차 세계대전을 극복하고 원자력을 발판 삼아 우주 진출에 성공한다.
아시모프와 클라크가 각각 철학적 질문과 미래에 대한 상상에 천착했다면, 하인라인은 가까운 미래를 무대로 현실적인 이야기에 집중했다. 외계인은 잘 등장하지 않는다. 대신 과학과 기술의 발전, 우주 진출에 따라 인류의 정치와 문화, 사회가 어떻게 바뀔지를 탐구했다. 전집 첫권에 실린 ‘달을 파는 사나이’가 그런 예다. 달에 먼저 도착해 달을 상업화하고 싶은 야심 찬 기업가의 이야기를 그린다. 머스크와 베이조스 등 실리콘밸리 기업가들이 민간 우주 회사를 세워 경쟁하는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
하인라인은 해군 복무 후 1939년 첫 단편 ‘생명선’을 발표하며 SF 작가로 데뷔했다. SF계 노벨상인 ‘휴고상’을 네 번 받았다. 자유를 중시하고 개척 정신을 강조해 마크 트웨인처럼 ‘미국적인 작가’로 꼽힌다. 번역에 참여한 SF 소설가 김창규 씨는 작품해설에서 “하인라인의 미래사는 미국식 개척과 탐험과 확장의 역사”라고 했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