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색 뺀 광주비엔날레, 다시 모두의 축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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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 큐레이터 영입후
광주비엔날레 대변신
글로벌 작가 79명 출품
테이트모던 출신 이숙경 감독
예술성 높은 작품 위주로 전시
제3세계 국가·소수자 등 다뤄
전시장 밖에선 여전히 설전
박서보예술상 놓고도 '시끌'
"미술계 대다수는 변신에 호평"
광주비엔날레 대변신
글로벌 작가 79명 출품
테이트모던 출신 이숙경 감독
예술성 높은 작품 위주로 전시
제3세계 국가·소수자 등 다뤄
전시장 밖에선 여전히 설전
박서보예술상 놓고도 '시끌'
"미술계 대다수는 변신에 호평"

실제 그랬다. ‘국가대표 작가’인 백남준을 필두로, 당시 잘나가는 국내외 현대미술 작가들이 몽땅 참여했다. ‘미술 변방’에서 열린 비엔날레의 성공에 세계 미술계는 발칵 뒤집혔고, 일본 요코하마 등 세계 여러 도시가 광주를 따라 했다.
정치색 빼고, 수준 높이고
지난 5~6일 찾은 광주 북구 광주비엔날레 전시장 분위기는 2년 전과 사뭇 달랐다. 이곳에서 만난 미술계 인사들은 “생각보다 훨씬 수준이 높다”고 입을 모았다.이들은 달라진 이유로 새로운 예술감독을 꼽았다. 영국 테이트모던에서 국제미술 수석큐레이터로 일하는 이숙경 예술감독(54)의 역량이 힘 빠진 광주비엔날레에 ‘인공호흡기’를 달았다는 얘기였다. 그는 올해 주제를 ‘물처럼 부드럽고 여리게’로 정했다. 도덕경 78장 ‘유약어수’(柔弱於水·아무리 강한 것도 약한 물을 이기지 못한다)에서 따왔다.
예컨대 ‘광주 정신’을 표방하는 첫 섹션(은은한 광륜)은 말레이시아의 작가그룹 팡록 술랍이 5·18민주화운동을 형상화한 목판화 ‘광주 꽃피우다’로 시작한다. 이는 태국 출신 작가 타스나이 세타세리가 태국의 부패한 권력과 사회를 비판하는 작품 ‘거품탑’, 미국 출신 작가 크리스틴 선 킴이 청각장애를 소재로 제작한 작품 ‘모든 삶의 기표’ 등으로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광주의 역사를 담은 작품으로 시작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가치인 ‘억압에 대한 저항’으로 관객을 자연스럽게 이끌었다.
이전 전시에서 보여준 거친 정치색은 거의 보이지 않았다. 광주에서 태어나 5·18민주화운동을 온몸으로 경험한 강연균 화백(82)의 작품 ‘화석이 된 나무’도 완전 추상화다.
“광주 색깔 빠졌다”고 반발도
이런 변화를 모두가 달가워한 것은 아니다. 광주 미술계 일각에선 “지역색이 너무 옅다”는 비판을 내놨다. 전시장 밖에서는 김건희 여사의 개막식 참석 여부 등 정치적인 문제를 놓고 설전이 오갔다. 박서보 화백(92)이 지난해 100만달러(약 13억원)를 기탁해 올해부터 시상하기 시작한 ‘박서보예술상’에 대해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한 예술가는 비엔날레 개막식에서 “광주비엔날레가 ‘운동권 미술’을 하지 않은 박 화백의 이름을 딴 상을 주는 건 어불성설”이라며 1인 시위를 했다. 이에 대해 미술계 한 인사는 “광주를 제외한 다른 지역에선 광주비엔날레의 변화에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본전시 외에 국립광주박물관 등에서도 공식 전시가 열린다. 남구 호랑가시나무 아트폴리곤에서 펼쳐지는 비비안 수터, 앤 덕희 조던 등의 전시는 젊은 층에 특히 인기가 높다. 여유가 있다면 캐나다 프랑스 우크라이나 등 9개국이 광주 시내 곳곳에서 펼치는 ‘파빌리온 전시’도 둘러볼 만하다. 7월 9일까지.
광주광역시=성수영 기자 s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