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블랙야크
사진=블랙야크
투박하지만 편안한 아웃도어 신발에 소비자들이 지갑을 열었다. 봄을 맞아 야외활동이 부쩍 활발해진 데다 실용적 기능과 개성을 추구하는 '고프코어룩' 유행으로 등산화·트레킹화를 찾는 MZ(밀레니얼+Z)세대가 늘어나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봄으로 접어들면서 브랜드별 주력 신발 판매량이 증가세다.

아이더의 경우 3월 등산화 등 신발 판매가 전년 동월 대비 20% 이상 늘었다. 아이더 관계자는 "대표 제품인 '퀀텀 에어로 하이크'의 경우 1만족 이상 판매됐는데 작년 대표 모델보다 15% 이상 늘어난 수치"라고 설명했다.

블랙야크는 주력 등산화 '343 에코 GTX'의 3월 판매량이 전월보다 2배 이상 껑충 뛰었다.
미국 아웃도어 신발 브랜드 '킨'의 경우 1분기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90%  뛰었다.  사진은 킨의 뉴포트. 사진=LF
미국 아웃도어 신발 브랜드 '킨'의 경우 1분기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90% 뛰었다. 사진은 킨의 뉴포트. 사진=LF
미국 아웃도어 신발 브랜드 '킨'의 경우 1분기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90% 뛰었다. LF가 킨을 운영하기 시작한 2021년 2분기 이후 분기 최대 매출이다. 일상복에도 어울리는 등산화 모델 '재스퍼'의 경우 매출이 800% 급증해 품절 대란을 빚을 정도다.

온라인 쇼핑몰에서도 등산화 판매가 늘어나는 분위기다. 오픈마켓 G마켓에 따르면 지난달부터 이달(6일 기준) 등산화와 트레킹화, 워킹화 판매량은 전월보다 4%, 65%, 70%씩 뛰었다. 날씨가 풀리면서 새롭게 신을 장만하는 소비자들이 상당수다.

등산화는 기존에는 중장년층 수요가 다수였지만, 일상 속 기능성 아웃도어 의류를 녹여내는 고프코어룩 유행이 지난해부터 꾸준히 이어지면서 이 같은 결과가 나온 것으로 풀이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후 비교적 감염 위험이 낮은 취미로 꼽히면서 MZ세대 사이 등산이 인기 취미 중 하나로 대두된 점도 영향을 미쳤다. 삼성패션연구소는 "등산과 캠핑이 젊은 층에서 힙(hip)한 아웃도어 활동으로 자리잡으면서 아웃도어와 일상에서 범용성이 높은 브랜드의 성장이 돋보였다"고 설명했다.
사진=아이더
사진=아이더
각 아웃도어 브랜드는 MZ세대 인기 연예인에게 자사 등산화를 신겨 모델로 내세웠다.

노스페이스는 그룹 SF9 로운이 등장한 하이킹화 광고를 선보였고, 아이더 화보 속에선 박보검과 아이브 장원영이 퀀텀 에어로 하이를 신고 나선다. 장원영과 같은 그룹 소속인 안유진은 네파 트레킹화 '하이플로우 쿠시'를 소개한다. 블랙야크는 배우 손석구와 아이유가 등장한 광고가 등산화 판매에 일조했다고 보고 있다.

블랙야크 관계자는 "3월 들어 따뜻해진 날씨와 함께 본격 등산 활동이 시작된 점과 함께 자사 등산화를 신고 찍은 아이유의 화보, 손석구 광고 영상 론칭 필름 공개 등이 좋은 반응을 얻은 영향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