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2월 15일 경북 포항시 영일만 에코배터리 포항캠퍼스에서 열린 에코프로이노베이션 제2공장 착공식. 에코프로 제공
2023년 2월 15일 경북 포항시 영일만 에코배터리 포항캠퍼스에서 열린 에코프로이노베이션 제2공장 착공식. 에코프로 제공
‘에코프로 3형제’가 11일 잠정 실적 발표를 앞두고 주가가 급등하고 있다. 1분기 호실적 전망에 더해 에코프로의 자회사 에코프로머터리얼즈가 이달 내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한다는 소식으로 훈풍을 탔다.

23일 오전 10시 30분 현재 에코프로는 전거래일대비 20% 넘게 올랐다. 주가는 60만원대를 넘어 70만원선을 돌파했다. 상승세인 건 에코프로비엠도 마찬가지다. 전거래일대비 6.6% 오른 27만4500원까지 상승하며 에코프로와 함께 역대 최고가를 갈아치웠다. 에코프로에이치엔도 2.28% 상승 중이다.

이로써 현재 시점에서 에코프로그룹주 시가총액은 에코프로 17조9000억원, 에코프로비엠 26조9000억원, 에코프로에이치엔 1조2000억원으로 모두 합쳐 46조원에 이른다. 단일 종목으로 비교하면 삼성SDI(51조원)과 비슷하고, 그룹주로 비교했을 때 카카오그룹(48조원)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규모다.

에코프로 3형제는 11일 23년 1분기 연결재무제표 기준 영업(잠정)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다. 에코프로비엠은 다수 신규 계약 확보 속에 증권가 목표주가도 우호적이다. NH투자증권은 에코프로비엠에 대해 "다수 신규 계약 확보로 2027년 양극제 생산량 71만톤 구축 계획이 2026년으로 1년 앞당겨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올해 1분기 매출은 전년대비 215.3% 늘어난 2조890억원, 영업이익은 144.2% 증가한 1000억원을 예상했다. 제시 목표 주가는 31만원이다.

유안타증권은 미국 IRA 세부 법안 발표를 호재로 봤다. IRA 내에 양극활물질이 핵심 광물로 포함되면서 에코프로비엠의 북미 투자 계획, 증설 발표 등이 구체화할 것으로 기대했다. 이안나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에코프로비엠의 1분기 매출에 대해 전년대비 184.5% 늘어난 1조8846억원, 영업익은 189.2% 증가한 1187억원을 예상하면서 목표주가를 26만1000원으로 제시했다.

다만 증권가는 지주회사인 에코프로에 대해선 다소 부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장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지주회사는 자회사 보유지분가치 대비 30~50% 할인율이 시장이 동의하는 수준인데, 에코프로는 3월부터 오히려 20% 프리미엄을 받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장 연구원은 "에코프로머티리얼즈 등 비상장 자회사에 대한 가치 부여도 시기상조"라고 했다. 그는 "시장에서 기대하고 있는 비상장 회사의 가치는 전구체를 영위하는 에코프로머티리얼즈와 수산화리튬 임가공 사업의 에코프로이노베이션 등"이라면서 "하지만 이들 제품의 대부분은 에코프로의 상장 자회사 에코프로비엠 양극재 제조 원료에 들어가는 상황"이라고 봤다.

이에 따라 계열사 내부 매출이 주력인 비상장사에 대해 자산 가치나 수익가치에 근거해 시장 가치를 부여하겠다는 건 맞지 않다는 설명이다. 그는 "A가 음식 준비를 도와준 자녀 B에게 준 용돈을 그 집안의 새로운 가치로 평가하는 셈"이라고 했다.

장 연구원이 내다본 에코프로 목표 주가는 38만원이다. 이전 목표주가였던 16만 원보다는 한참 높아졌지만, 현재 주가의 절반 수준에 그치는 낮은 값이다. 그는 "에코프로의 사업목적이 자회사를 지배하며 수익은 일반 용역 및 브랜드 사용료, 배당금 수익 통해 이뤄지는 지주회사라는 데 동의한다면, 회사의 적정가치는 보유 지분가치에 순차입금을 제외한 순자산가치(NAV) 평가가 적절하다"고 밝혔다.

배성재 기자 sh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