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행이 탄탄한 영업력을 바탕으로 충당금 적립 전 이익(충전이익) 부문에서 1위에 올랐다. 하나은행은 직원 생산성과 조달·대출액으로 산정한 영업점 효율성이 가장 높았다. 농협은행은 가장 많은 영업점을 운영해 접근성이 뛰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수익 늘고 직원 줄어 생산성 개선

10일 국민 신한 하나 우리 농협 등 5대 은행이 발간한 현황보고서에 따르면 국민은행의 지난해 충전이익은 4조6033억원으로 집계됐다. 2021년(4조162억원)보다 14.6%(5871억원) 증가했다. 하나(4조5307억원) 신한(4조2382억원) 우리(3조9345억원) 농협(3조6865억원)이 뒤를 이었다.

충전이익은 영업이익에서 판매관리비 등 비용을 뺀 뒤 부실에 대비한 대손충당금을 쌓기 전 금액을 말한다. 부동산과 지분 매각, 충당금 적립 등 일회성 요인이 빠져 은행의 순수 영업력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로 평가된다.
은행 영업력은 '국민' , 생산성은 '하나' 1위
국민은행의 영업력은 시중은행 중 가장 많은 3300만 명의 고객 수에서 나온다고 금융권에선 보고 있다. 서민금융 전담 은행으로 문을 열어 개인 고객이 많고, 주택청약저축 등 서민주택금융 은행이었던 주택은행과 2001년 합병한 점도 이유로 꼽힌다. 다만 국민은행의 전년 대비 충전이익 증가율은 14.6%로 신한(30%) 하나(29.5%) 우리(24%) 농협은행(22.3%)에 비해 낮았다.

은행 직원 한 명이 벌어들인 충전이익은 하나은행이 3억6000만원으로 1위에 올랐고, 신한은행(3억30만원)도 3억원을 넘었다. 이어 우리(2억8000만원) 농협(2억7500만원) 국민(2억6400만원) 순이었다.

하나은행의 직원 수가 5대 은행 중 가장 적은 게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하나은행 전체 직원 수는 1만1587명으로 가장 많은 국민(1만6755명)에 비해 5000명 이상 적다. 작년 직원 감축 규모도 하나은행이 562명으로 가장 많았고, 우리은행에서도 549명이 떠났다.

하지만 인터넷전문은행과 비교해선 여전히 생산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의 작년 1인당 충전이익은 각각 4억3900만원과 5억원에 달했다. 한 시중은행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영업점이 없고 직원 근속연수도 짧은 인터넷은행을 생산성 면에서 앞서기는 쉽지 않다”고 했다.

1년 새 265개 영업점 문 닫아

은행 영업점당 효율성은 하나은행이 5대 은행 중 가장 높았다. 지난해 은행이 조달한 예수금과 실행한 대출금을 전체 영업점 수로 나눈 영업점당 예수금(6416억원)과 대출금(4809억원) 모두 1위였다. 2위인 신한은행의 영업점당 예수금(5620억원)과 대출금(4228억원)보다 600억원 가까이 많았다. 하나은행의 영업점이 570개로 국민(823개)은 물론 신한(685개) 우리(684개)와 비교해서도 100여 개 이상 적은 점이 효율성을 끌어올린 것으로 풀이된다.

은행들은 모바일뱅킹 등을 통합 비대면 거래 확산을 이유로 영업점을 줄이고 있다. 작년 5대 은행의 전체 영업점은 3733개로 전년(3998개)보다 6.63%(265개) 감소했다. 신한은행이 1년 새 가장 많은 91곳을 닫았고, 우리(69개) 국민(61개) 하나(38개) 순으로 영업점 폐쇄가 많았다. 반면 전국에서 가장 많은 971개 영업점을 운영하는 농협은 문을 닫은 영업점이 6곳에 그쳤다. 조용기 농협은행 홍보본부장은 “농촌 등 금융 소외 지역 점포를 최대한 유지해 고객들의 금융 접근성을 높일 방침”이라고 했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