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혁  기자
최혁 기자
“새마을운동 발상지인 농협대가 올해로 개교 60주년을 맞았습니다. 그동안 농협대가 농촌 계몽과 부흥을 이끌었다면 앞으로는 농촌의 디지털화를 이끌 겁니다.”

이상욱 농협대 총장(65·사진)은 10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농협대는 ‘꿈을 키워온 60년, 미래를 향한 도전 100년’이란 슬로건을 새로 달고 미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농협대는 1963년 3월 9일 ‘농업·농촌·농협 발전에 필요한 인재 양성’이란 기치 아래 개교했다. 농협대는 12일 경기 고양시 원당동 캠퍼스에서 이성희 농협중앙회장과 역대 총장, 동문 및 재학생 등 15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60주년 개교행사를 연다.

이 총장은 농협대 졸업생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지난해 6월 27대 농협대 총장에 부임했다. 그는 1976년 농협대에 입학해 1979년 졸업했다. 이 총장은 “40여 년 전 내무반이나 다름없던 기숙사에서 동기들과 함께 농업 발전을 꿈꾸며 수학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며 “매일 아침 이곳 고양시 캠퍼스로 출근할 때마다 그때를 떠올리며 ‘모교를 반드시 더 좋은 대학으로 만들겠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고 했다.

그가 구상하는 ‘더 좋은 대학’이란 무엇일까. 이 총장은 “디지털 교육을 강화해 농촌이 당면한 문제를 풀어낼 수 있는 실사구시형 인재를 육성해내는 대학”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농촌은 인구 감소와 지역 소멸로 매우 어려운 상황이지만 그럼에도 한국의 농업이 해외에 비해 경쟁력이 있다는 것을 증명해낼 인재를 길러야 한다”는 게 이 총장의 생각이다.

그는 “농업 현장에 디지털 기술을 접목할 수 있는 융복합 인재가 필요하다”며 “디지털 시대를 맞이해서 지난해 여러 학과를 ‘협동조합디지털경영과’로 통합해 디지털금융, 디지털경영, 스마트농업, 빅데이터 분석 등 디지털 관련 교과목을 집중적으로 가르치고 있다”고 강조했다.

‘단순히 머리로만 디지털을 익혀선 안 된다’는 게 이 총장의 지론이다. 그는 “농촌 현장을 책임지는 ‘리더’들은 본인이 직접 드론과 같은 첨단기술을 농민에게 선보여야 한다”며 “학교에서 드론 기술을 배워놓고 정작 현장에선 뒷짐만 지고 있는 모습을 보여선 안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실사구시적 실무교육을 통해 현장에서 꼭 필요로 하는 인재를 배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총장은 또 ‘지역사회와의 상생’을 강조했다. 학령인구가 줄어드는 가운데 대학이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선 캠퍼스가 있는 고양시 및 인근 경기도 주민에게 필요한 교육을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총장은 “지난 2월 최초로 최고경영자과정(AMP)을 개설해 지역 경제인이 필요로 하는 강의를 제공하고 있다”며 “농협대가 지역 평생교육 기관으로 자리매김하도록 만학도와 외국인 유학생이 가득한 대학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정의진 기자 just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