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영일만산업단지에 조성된 에코프로 포항캠퍼스. 포항시 제공
포항 영일만산업단지에 조성된 에코프로 포항캠퍼스. 포항시 제공
2030년까지 전기자동차 1100만 대에 필요한 100만t의 양극재 생산능력을 갖추겠다는 경북 포항시의 구상이 현실화하고 있다.

포항시는 세계적 양극재 소재 기업인 에코프로가 2조원을 들여 2027년까지 포항에 연간 53만t 규모의 양극재 생산시설을 추가 증설하기로 했다고 10일 밝혔다. 에코프로는 배터리 양극재 소재 분야 국내 1위, 세계시장 점유율 2위 업체다. 현재 영일만산업단지에 조성한 포항캠퍼스에서 연간 18만t 규모의 양극재를 생산하고 있다. 이번 투자로 에코프로는 포항에 양극재 원료부터 전구체, 양극재, 리사이클링에 이르는 2차전지 생산 공정을 모두 갖춘 대규모 설비를 확보하게 됐다. 에코프로는 인근 블루밸리국가산단에도 양극재 소재 전주기 생산라인을 갖춘 ‘에코프로 블루밸리 캠퍼스’(가칭)를 조성할 계획이다.

에코프로는 올해 하반기 증설 공사에 들어가 2025년 하반기 생산공장을 가동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1000명 이상 고용을 창출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이동채 에코프로 회장은 “포항시와 에코프로의 동반자 관계를 더욱 굳건히 해 포항시가 대한민국 2차전지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견인하는 도시로 성장하도록 돕겠다”고 말했다.

포항시는 에코프로 투자가 정부가 추진하는 국가첨단전략산업 배터리 특화단지 지정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정명숙 포항시 배터리첨단산업과장은 “기존 포항캠퍼스에 이어 블루밸리산단 추가 투자로 양극재 분야에만 총 5조원 이상을 투자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포항이 2차전지 양극재 분야 글로벌 소재 도시로 자리잡는 발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포스코퓨처엠(옛 포스코케미칼)도 2026년까지 영일만4산업단지에 연 13만t 생산능력을 갖춘 양극재 공장을 건립한다는 계획이다. 세계 전구체 1위 기업 중국 CNGR은 1조원을 투자해 영일만산단에 2차전지 소재 생산 공장을 세우고 연간 황산니켈 25만t과 전구체 10만t 생산시설을 갖춘다.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전구체 생산 규모를 현재 5만t에서 2026년 12만t으로 확대한다. 전구체 10만t은 전기차 배터리 120만여 대에 필요한 양극재를 만들 수 있는 양이다. 포항시는 양극재 외 2차전지 소재도 연간 120만t 이상 포항에서 생산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강덕 시장은 “2030년 포항은 세계 소재 시장에서 16.6%에 해당하는 양극재를 생산하며 K배터리 선도 도시로 비약적 발전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포항=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