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간 연락 채널이 나흘째 불통되면서 북한이 의도적으로 통신을 차단했다는 분석에 힘이 실리고 있다.

구병삼 통일부 대변인은 10일 브리핑에서 “북측은 주말 사이에 군 통신선에 응답하지 않았고, 오늘 아침에는 연락사무소와 군통신선 통화에 응답하지 않았다”며 “북측의 일방적 차단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은 이날 오전 동·서해지구 군 통신선 교신에도 응하지 않았다. 그동안 남북은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통해 매일 오전 9시 개시통화 및 오후 5시 마감통화를 했다. 군당국은 군 통신선으로 매일 오전 9시 개시통화와 오후 4시 마감통화를 해 왔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최근 한·미 연합연습과 미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 북한인권보고서 공개 등에 반발해 응답을 거부하는 것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북한은 2020년 6월 우리 측 민간단체의 대북전단 살포를 이유로 공동연락사무소를 포함한 남북 통신선을 모두 끊었다. 이후 2021년 7월 통신선을 복원했지만, 다음달 다시 통신선을 단절하는 등 필요에 따라 연결과 단절을 반복해 왔다.

추가 도발을 이어가기 위한 포석이란 분석도 나온다. 오는 15일은 북한 최대 명절인 태양절(김일성 생일)이고, 26일에는 미국 워싱턴DC에서 한·미 정상회담이 열린다. 군 소식통은 “북한 태양절을 전후해 북한이 지난해 공언한 정찰위성 발사 등의 도발을 감행할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