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11일 금리 동결 후 기자간담회에서 “금년 성장률은 지난 2월 전망치(1.6%)를 소폭 밑돌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다만 “우리 성장률이 전 세계 다른 나라에 비해 나쁜 수치가 아니다”며 “경기 변동에 따른 성장률과 중장기 성장률은 다르게 봐야 한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시장에선 금리 인상이 끝났다고 본다.

“경기 둔화 때문인데, 경기에 대한 불확실성은 크다. 한은은 IT(정보기술) 경기가 하반기 회복될 것으로 보고 있다. 만약 늦게 회복되더라도 다른 부문 성장이 유지된다면 이것이 금리로 대응할 상황인지, 시장도 판단을 잘해야 할 것 같다.”

▷하반기에 경기가 회복될까.

“반도체 가격을 예측하기 힘들지만 그렇다고 하반기에 상승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어렵다. IT를 제외하면 한국 성장률 전망이 1.9%(IT 포함 1.6%) 정도 된다. IT를 제외한 성장률이 견고하다.”

▷금리 인하 가능성은.

“물가 경로는 하반기에 굉장히 많은 불확실성이 있다. 이것을 확인하기 전까지 금리 인하 언급은 부적절하다고 생각한다.”

▷2월에 물가 경로와 관련해 ‘안개’가 가득한 상황이라고 했는데.

“당시 금리 인상을 일곱 차례 이상 한 후 처음 금리 인상을 중단하는 상황이었다. 지금은 기존 불확실성은 명확해진 반면 그 뒤 실리콘밸리은행 파산 등 세계에 있었던 여러 일이 새로운 불확실성을 많이 제기하고 있다.”

▷근원물가가 왜 더디게 떨어지나.

“지난해 에너지 가격 상승에도 전기·가스요금을 덜 올렸는데, 그 영향이 올해 반영되는 부분이 있다. 또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끝난 후 투자·수출은 감소했으나 소비는 회복세를 보여 서비스 물가 둔화 속도가 느린 측면도 있다.”

▷한·미 금리차로 원화 약세가 계속된다면.

“특정한 환율 수준을 염두에 두고 금리를 통해 반응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다만 환율 변동성이 클 경우에는 금리뿐 아니라 여러 다른 정책을 통해 반응하는 것이 당연하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