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탕 선물의 달콤살벌한 질주…6년 만 최고가 [원자재 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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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물시장에서 원당(raw sugar) 선물 가격이 6년여 만에 최고가를 기록했다. 인도의 생산 부진과 설탕 수출 규제 가능성 때문이다.
10일(현지시간) ICE선물거래소에서 원당 선물 5월물은 파운드당 23.67센트에 마감했다. 지난주 파운드당 23.46센트로 2016년 10월 이후 6년여 만에 최고가를 기록한 데 이어 상승세를 이어갔다. 잭 스코빌 프라이스퓨처스그룹 부사장은 “원당 선물 가격이 상승세를 타고 있다”며 “설탕 공급량이 상당히 부족하다”고 했다. 원당 선물 가격은 지난주에만 5%가량 상승했다.
원당 가격이 상승세를 탄 이유는 인도의 작황 부진과 수출 규제 가능성이다. 지난주에 인도 식품부는 올해 자국의 설탕 생산량이 예상치를 밑돌 가능성이 있다며, 상황에 따라 오는 9월에 설탕의 추가 수출을 제한할 수도 있다고 했다. 세계 주요 설탕 생산국 중 하나인 인도의 수출량에 따라 세계 원당 선물 가격이 좌우되는 경향이 있다.
원당 가격의 상승세가 이어질 경우 세계 식품 물가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설탕은 음료, 과자 등 다양한 식품의 주요 원료여서다. 밀 등 주요 식량 자원의 가격이 내려가는데도 식품의 소비자 가격은 오르고 있어 세계 중앙은행들이 주시하고 있다. 유로존(유로화를 사용하는 20개국)의 3월 식품, 주류 및 담배 가격은 1년 전보다 15.4% 급등했다. 미국의 2월 식품 가격도 1년 전보다 10.2% 올랐는데, 같은 기간 에너지 가격 상승률(5.2%)의 두 배 수준이다. 식량농업기구(FAO)가 발표한 세계식량가격지수는 지난해 3월 159.7로 최고치를 기록한 뒤 12개월째 하락세다. 3월 세계식량가격지수는 정점 대비 18% 가까이 떨어졌다. 그런데도 식품 기업들이 가공 및 포장, 운송, 유통 과정에서 발생한 비용 증가 폭보다 더 크게 제품 가격을 올리고 있다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설탕 가격 상승도 제품 가격에 추가 반영될 여지가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국제 유가 상승도 원당 가격에 변수다. 국제 유가가 오르면 인도, 브라질 등의 사탕수수 농가가 설탕 대신 에탄올 생산으로 전환할 수 있어서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비(非)OPEC 회원국인 OPEC+의 주요 회원국들이 지난 2일 자발적 감산 계획을 발표하면서 국제 유가가 상승했다. OPEC+가 집계한 국가별 자발적 감산량은 사우디아라비아 하루 50만 배럴(bpd), 이라크 21만1000bpd, 아랍에미리트(UAE) 14만4000bpd, 쿠웨이트 12만8000bpd, 카자흐스탄 7만9000bpd, 알제리 4만8000bpd, 오만 4만bpd, 가봉 8000bpd다. 먼저 감산 결정을 한 러시아(50만bpd)와 지난해 10월 OPEC+의 결정(200만bpd)까지 합치면 감산 규모는 세계 원유 수요의 3.7%인 366만bpd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
10일(현지시간) ICE선물거래소에서 원당 선물 5월물은 파운드당 23.67센트에 마감했다. 지난주 파운드당 23.46센트로 2016년 10월 이후 6년여 만에 최고가를 기록한 데 이어 상승세를 이어갔다. 잭 스코빌 프라이스퓨처스그룹 부사장은 “원당 선물 가격이 상승세를 타고 있다”며 “설탕 공급량이 상당히 부족하다”고 했다. 원당 선물 가격은 지난주에만 5%가량 상승했다.
원당 가격이 상승세를 탄 이유는 인도의 작황 부진과 수출 규제 가능성이다. 지난주에 인도 식품부는 올해 자국의 설탕 생산량이 예상치를 밑돌 가능성이 있다며, 상황에 따라 오는 9월에 설탕의 추가 수출을 제한할 수도 있다고 했다. 세계 주요 설탕 생산국 중 하나인 인도의 수출량에 따라 세계 원당 선물 가격이 좌우되는 경향이 있다.
원당 가격의 상승세가 이어질 경우 세계 식품 물가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설탕은 음료, 과자 등 다양한 식품의 주요 원료여서다. 밀 등 주요 식량 자원의 가격이 내려가는데도 식품의 소비자 가격은 오르고 있어 세계 중앙은행들이 주시하고 있다. 유로존(유로화를 사용하는 20개국)의 3월 식품, 주류 및 담배 가격은 1년 전보다 15.4% 급등했다. 미국의 2월 식품 가격도 1년 전보다 10.2% 올랐는데, 같은 기간 에너지 가격 상승률(5.2%)의 두 배 수준이다. 식량농업기구(FAO)가 발표한 세계식량가격지수는 지난해 3월 159.7로 최고치를 기록한 뒤 12개월째 하락세다. 3월 세계식량가격지수는 정점 대비 18% 가까이 떨어졌다. 그런데도 식품 기업들이 가공 및 포장, 운송, 유통 과정에서 발생한 비용 증가 폭보다 더 크게 제품 가격을 올리고 있다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설탕 가격 상승도 제품 가격에 추가 반영될 여지가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국제 유가 상승도 원당 가격에 변수다. 국제 유가가 오르면 인도, 브라질 등의 사탕수수 농가가 설탕 대신 에탄올 생산으로 전환할 수 있어서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비(非)OPEC 회원국인 OPEC+의 주요 회원국들이 지난 2일 자발적 감산 계획을 발표하면서 국제 유가가 상승했다. OPEC+가 집계한 국가별 자발적 감산량은 사우디아라비아 하루 50만 배럴(bpd), 이라크 21만1000bpd, 아랍에미리트(UAE) 14만4000bpd, 쿠웨이트 12만8000bpd, 카자흐스탄 7만9000bpd, 알제리 4만8000bpd, 오만 4만bpd, 가봉 8000bpd다. 먼저 감산 결정을 한 러시아(50만bpd)와 지난해 10월 OPEC+의 결정(200만bpd)까지 합치면 감산 규모는 세계 원유 수요의 3.7%인 366만bpd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