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공간음향(Spatial Audio)’이라는 단어가 유행이다. 넷플릭스, 디즈니 플러스 등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부터 카카오 멜론과 네이버 바이브의 음악서비스 ‘돌비애트모스뮤직(Dolby Atmos)’ 에 이르기까지 자주 등장한다.

그렇다면 공간음향은 과거의 서라운드나 입체음향 등과 무엇이 다른 걸까?

사람의 눈은 정면을 향하고 양쪽에 있어서 정면 위주로 180도를 벗어나는 각도는 볼 수 없다.

청각은 어떨까? 청각은 양쪽의 귀, 귓바퀴의 특이한 모양으로 앞은 물론 뒤, 위·아래 등 시각의 범위가 미치지 않는 방향에서도 들을 수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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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들어, 콘서트홀에서 공연을 관람한다면 오케스트라 소리의 직접음은 시각 정보와 일치하며 앞에서 들리지만, 공연장의 천정과 바닥 그리고 벽에 반사돼 돌아오는 음향은 공연장 옆·뒤·위 등 사방에서 쏟아져 들어온다.

이처럼 우리가 느끼는 감각은 '공간음향'이 자연스러운 것이다.

음악을 기록하고 재생하는 시스템은 모노에서 스테레오, 그리고 사람이 직접 느끼는 것처럼 공간감을 보다 풍부하고 자연스럽게 주도록 진화돼왔다. ‘서라운드’가 1970년대에 개발되었지만, 문제는 재생할 수 있는 수만큼의 스피커 수량이 필요했다.

예를 들어, 스피커를 듣는 사람 앞에 2대, 뒤에 2대를 두어 4채널 이상으로 소리를 재생해야 한다. 그러면 실제 공간에서 사람이 경험하는 것과 같은 느낌을 전달할 수 있다.

이렇게 추가 스피커가 필요한 태생적인 문제로 인해 극장 시스템을 제외하고는 서라운드 기술이 사용되지 않는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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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극장용 서라운드 기술을 개발한 미국의 돌비 래버러토리즈사에서 만든 돌비애트모스 뮤직은 과거의 서라운드 개념과는 다르다.

스피커를 여러 대 두고 스피커의 수만큼 다채로운 소리를 재생하는 게 아니다. 두 대의 재생환경을 지닌 스피커나 이어폰, 헤드폰에서도 360도에서 듣는 듯한 놀라운 공간음향(입체음향)을 경험할 수 있다.

스피커가 여러 대 필요했던 과거 서라운드의 한계를 뛰어넘어 간단하게 이어폰,헤드폰에서 효과적인 공간음향을 들을 수 있게 데엔 ‘객체기반 오디오(Object-Based Audio)’ 기술의 공이 컸다.

소리의 위치와 악기의 이동을 메타데이터해 렌더링시키기 때문에 과거 서라운드처럼 여러 대의 스피커 없이도 공간음향을 즐길 수 있게 된 것이다.

삼성 갤럭시탭이나 애플 신형 노트북의 내장스피커, 특히 XDR 디스플레이에 있는 내장스피커로 공간음향을 들어보면 자꾸만 뒤와 위를 돌아보게 된다. 화면은 앞에 있는데, 소리는 사방에서 다가오기 때문이다.

OTT 화면 속 문뒤에서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바로 내 등 뒤에서 들려오는 경험도 할 수 있다. 이런 공간음향 환경은 시청자나 음악을 듣는 이에게 더 큰 몰입감을 선사한다.

공간음향은 넓은 범위에서 이머시브 사운드(Immersive Sound) 범주에 포함될 수 있다. 이는 애플이 사용하는 용어인데, 원천기술은 돌비애트모스와 몇몇 프로세싱을 제외하고는 유사한 기술이다.

이런 공간음향은 2021년 6월 애플뮤직 서비스 시작 이후 지금은 영화를 넘어 음악에서도 적극적으로 제작되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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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애플뮤직 공간음향 란에는 별도의 K-POP 플레이리스트가 있다. 이를 들어보면 각 악기와 노래소리들이 사방에서 들려와 스테레오에 익숙한 사람들에게 조금은 생소할 수 있다. 하지만 음악에 따라서는 굉장한 재미와 영화와 같은 몰입감을 선사한다.

Immersive Sound : 입체음향 - 공간음향 - 돌비애트모스

이머시브 사운드는 공간음향·돌비애트모스처럼 객체기반인지, 과거 서라운드·입체음향 중 헤드폰을 위한 바이노럴처럼 채널기반인지에 따라 큰 차이를 보인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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객체기반으로 최종 렌더링된 컨텐츠는 7.1.4 채널 돌비애트모스 청취시스템이 있는 오디오룸이나 돌비애트모스를 지원하는 자동차에서 경험할 수 있다. 그밖에 사운드바부터 AI 스피커, 가장 손쉽게는 유무선 이어폰·헤드폰에서도 공간음향을 즐길 수 있다.

그렇다면 공간음향은 어떠한 산업에 영향을 주게 되나?

K-POP 등 엔터테인먼트 콘텐츠 외에 집에서 월드컵이나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을 시청할 때도 내가 직접 경기장에 있는 것과 같은 실제감을 사운드로 느낄 수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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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음향 콘텐츠는 실시간 라이브 스트리밍을 향해 발전하고 있다. 내가 실제하는 현실과 가상현실 사이의 차이를 ‘소리’로 메꿔주는 것이 공간음향의 궁극적인 목적이라 할 수 있다.

증강현실(AR) 글라스를 쓰면 일순간 그래픽이 확장돼 영상 이미지가 나온다. 여기서 소리가 정면 뿐만 아니라 자신의 옆과 뒤에서 나오고, 소리가 나오는 곳까지의 거리감도 느낄 수 있는 날이 머지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