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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스트리트 따라잡기

"SVB·뉴욕 시그니처은행 파산, 대규모 신용경색과 이어지지 않을 것"
"실업률·중고차 가격 데이터 보면 가계 소비여력 상당"
스티븐 리슈토 미즈호증권USA 수석경제연구원
스티븐 리슈토 미즈호증권USA 수석경제연구원
미국이 연내 '길지만 얕은' 경기 침체에 돌입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급격한 신용 경색 충격이 발생할 가능성은 낮다는 얘기다.

10일(현지시간) 마켓워치에 따르면 스티븐 리슈토 미즈호증권USA 수석 경제분석가는 고객들에게 보낸 메모를 통해 이같이 분석했다.

리슈토 수석은 “경제 체계가 흔들릴 정도의 신용 위기는 자산과 부채간 미스매치가 심각하거나 자산에 거품이 많이 낀 상황이 만연한 경우에 발생한다”며 “캘리포니아 실리콘밸리은행(SVB)이나 뉴욕 시그니처은행 파산은 이 두 가지 이유와는 관계없이 일어났다”고 했다. '암호화폐 거품(크립토 버블)'도 두 지역은행 파산 훨씬 전에 꺼지기 시작했다는 설명이다.

그는 “지역은행 파산은 증권 포트폴리오 리스크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경영진의 실책 탓이 크다”며 “단기 금리가 높게 유지될수록 혼란이 특정 기업이나 기관에 한정될 것이고, 사람들이 점점 대규모 경제 위기의 순간이 아님을 인식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전날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도 “미국이 하반기엔 얕은 경기 침체에 들어갈 것”이라면서 “고용시장 데이터 등을 볼 때 일부 회복력이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이어 “시장 대부분이 깊은 경기 침체만 기억하지만, 2020년만해도 얕은 침체가 왔다”고 덧붙였다.

최근 고용이 일부 둔화했지만 노동시장이 충분히 탄탄하다는 게 리슈토 수석의 분석이다. 지난 7일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미국 실업률은 3.5%다. 리슈토 수석은 "균형 실업률이 대략 4.5%"라며 "노동시장은 추가 재정조치를 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충분히 탄탄하고, 중고차 가격 데이터 등을 봤을 때도 각 가정에 소득이 충분한 상황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는 "아직 가계 소비 여력은 상당히 남아있다"며 "이는 미국 중앙은행(Fed)이 금리를 한동안 높게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근거가 될 것"이라고 했다. Fed는 지난달 말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렸다. 리슈토 수석은 메모에선 "데이터로 볼 때 대부분 가계는 장기 차입을 했고, 이자 등 부채 상환 비용은 낮은 편"이라며 "비금융 기업도 마찬가지로 장기로 자금을 끌어 이례적으로 낮은 부채 상환 비용을 내고 있다"고 했다.

충격이 없을 것이란 예상은 아니다. 리슈토 수석은 "증시가 과대평가 돼있다"며 "향후 약 2개분기 사이에 나올 수 있는 실적 충격이 주가에 반영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하반기 산업 경제가 상당히 힘들 것"이라며 "중국이 코로나19 이후 경제활동 본격 재개에 나섰지만 중국 공산당이 경제 정책을 꽉 잡고 있는 만큼 회복세가 급격하지 않을 전망이고, 이는 세계 경제에도 일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