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의 연구원이 인천 송도 본사 연구소에서 실험을 하고 있다.  셀트리온  제공
셀트리온의 연구원이 인천 송도 본사 연구소에서 실험을 하고 있다. 셀트리온 제공
셀트리온 주가가 강한 반등세를 보이고 있다. 셀트리온은 국내 증시에서 '개미(개인 투자자)'가 선호하는 대표적인 종목으로, 최근 주가가 2020년 고점 대비 반토막 이하로 떨어지면서 큰 손실을 낸 투자자가 많았다. 그러나 최근에는 코스피지수를 웃도는 상승세를 보이고 있고,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이벤트도 많다. 투자자 사이에서는 주가 회복을 기대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셀트리온은 11일 전일 대비 4.21% 오른 17만8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지난달 초 대비 17.63% 올라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 상승률(5.60%)을 크게 웃았다. 셀트리온은 올 1~2월 코스피지수가 반등할 때 주가가 오히려 떨어졌다. 연초부터 2월 말까지 코스피지수가 7.89% 오를 때 셀트리온 주가는 9.53% 하락했다. 이때 벌어진 격차를 최근 반등세로 좁히고 있는 것이다.

셀트리온의 올해 실적 전망치가 줄곧 하락하다가 최근 상승세로 돌아서면서 이러한 주가 흐름에 힘을 보태고 있다. 이 종목의 올해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1년 전 9679억원에서 1개월 전 7986억원으로 20% 가까이 하향 조정됐다. 그러나 최근에는 8173억원으로 집계돼 다시 상승세로 방향을 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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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측면에서 셀트리온은 양호한 것으로 평가된다. 전일 종가를 기준으로 셀트리온의 12개월 평균 주가수익비율(PER)은 35.15배로, 코스피 의약품 업종 평균(47.55배)보다 낮다. 같은 코스피 대형 바이오 종목인 삼성바이오로직스(67.92배)에 비해서는 절반 수준이다.

앞으로 실적 개선세가 더 가팔라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램시마Ⅳ, 트룩시마 등 기존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의 매출이 견조한데다 올 들어 베그젤마, 유플라이마, 램시마SC 등도 북미에서 매출을 내기 시작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박재경 하나증권 연구원은 "베그젤마는 올 상반기, 유플라이마는 오는 7월, 램시마SC는 내년 초 미국에서 시판될 예정"이라며 "램시마SC의 유럽 매출이 궤도에 오를 것으로 보이는 점도 실적 개선세에 힘을 보태고 있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셀트리온은 바이오시밀러 개발에 주력했다. 최근 들어서는 신약 개발 의지를 드러내고 있는 점도 주가 상승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셀트리온 창업자인 서정진 회장은 지난달 명예회장에서 회장직으로 복귀하며 "내년에 신약 후보물질(파이프라인) 10개의 임상시험을 시작할 것"이라고 했다.

한 바이오 전문가는 "신약 개발에는 임상 경험이 중요하다. 셀트리온은 그동안 바이오시밀러를 수차례 개발하면서 관련 경험과 노하우를 많이 쌓은 것으로 평가된다"며 "국내에는 그동안 실무 경험 없이 연구결과만 갖고 나와서 신약을 개발하다가 실패한 기업이 많았는데 셀트리온은 이런 회사들과는 다를 것"이라고 말했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