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통계 등 사용 못하게 된 경제기관, 원유 수송량 등 보조수단으로 분석
역성장부터 1% 상승까지…러 통계 비공개에 경제전망도 제각각
우크라이나 침공 후 국제 사회의 각종 제재 대상이 된 러시아 경제에 대한 각 기관의 전망치가 엇갈리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1일(현지시간) 올해 러시아 경제 전망을 놓고 국제적인 금융기관들이 각각 다른 시각을 보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경우 올해 러시아 경제 성장률이 마이너스 2.5%를 기록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골드만삭스는 마이너스 1.3%라는 수치를 내놨고, 모건스탠리는 마이너스 0.6%를 제시했다.

국제금융기구인 세계은행(WB)도 마이너스 0.2%라는 예상치를 내놨다.

그러나 국제통화기금(IMF)는 역성장을 예상한 OECD나 WB와는 달리 올해 러시아 경제가 0.7%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JP모건은 1% 성장을 예상했다.

이처럼 각 기관의 전망치가 다른 것은 러시아가 주요 경제 통계를 공개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뒤 국제 사회의 경제 제재가 이어지자 지난해 4월부터 주요 통계를 비공개로 돌렸다.

국제 사회의 제재가 러시아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감추기 위한 결정이었다.

이 때문에 무역 관련 통계와 정부 부채, 원유 생산량 등 각 기관이 러시아 경제 상황을 분석하는 데 사용됐던 수치들을 사용할 수 없게 됐다.

이에 따라 각 기관은 러시아가 아직도 공개하는 일부 경제 통계들과 함께 원유 수송량이나 원유 가격 등 기존에 쓰지 않았던 각종 통계 자료를 사용해 러시아 경제를 분석하게 됐고, 각 기관의 전망치에 큰 차이가 발생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정확한 수치에선 차이가 나지만, 러시아 경제가 지난해보다는 나아질 것으로 보인다는 해석도 제기된다.

OECD의 경우 지난해 가을 마이너스 5.6%라는 수치를 제시했지만, 올해 마이너스 2.5%로 전망치를 수정했다.

러시아가 주요 수출품인 원유를 중국 등에 판매하면서 국제 사회의 에너지 금수 조치 효과가 일부 상쇄됐다는 이유에서였다.

다만 러시아 경제가 당초 예상보다 선전한 것으로 확인되더라도, 전쟁으로 인한 피해는 여전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데이비드 맬패스 WB 총재는 "우크라이나 침공 탓에 러시아 국민이 겪는 피해는 국내총생산(GDP) 같은 수치로 제대로 나타낼 수 없다"라며 생활 수준 저하를 포함해 젊은이들의 국외 탈출 현상을 거론했다.

역성장부터 1% 상승까지…러 통계 비공개에 경제전망도 제각각


/연합뉴스